[한자 이야기]<1014>古之人이 所以大過人者는…

  • Array
  • 입력 2010년 10월 28일 03시 00분


코멘트
맹자는 군주의 推恩(추은)을 仁政(인정)의 기본이라고 보았다. 그런데 주자가 말했듯이 推恩은 가까운 것으로부터 먼 것에 미치고 쉬운 것으로부터 어려운 것에 미쳐야 할 것이다. 곧 ‘어버이를 어버이로 섬기는 親親(친친)’으로부터 미루어 나가 ‘백성을 어질게 대하는 仁民(인민)’에 미치고 또 그 나머지를 미루어 나가 ‘인간 이외의 동물을 사랑하는 愛物(애물)’에 미쳐야 한다. 그런데 제나라 선왕은 흔종에 끌려가는 소를 살려주어 愛物을 행했으나 백성을 어질게 대하지는 못하고 있었다. 맹자는 그 점에 초점을 맞춰 왕이 推恩 순서를 뒤집어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古之人은 古人과 같되 어조를 부드럽게 한 표현이다. 所以는 ‘까닭’으로, 所以…者가 호응한다. 大는 ‘크게’라는 뜻의 부사이다. 過人은 남보다 뛰어나다는 말이다. 無他焉은 딴것이 없다, 다른 이유가 없다는 말이다. 善은 동사 推를 꾸미는 부사이다. 其所爲는 ‘그 할 바’로, 여기서는 ‘은혜를 推廣(추광)해 나가는 일’을 가리킨다. 而已矣는 ‘…할 따름이다’로, 단언의 어조를 지닌다. 獨何與는 유독 어째서인가로, 與는 의문종결사이다. ‘今에 恩足以及禽獸로되 而功不至於百姓者는 獨何與니잇고’는 맹자 자신이 제선왕에게 이미 했던 말을 거듭했다.

사람 관계에는 親疏(친소)의 차이가 있고 仁의 실천에는 難易(난이)의 구별이 있으므로 親親에서 仁民, 仁民에서 愛物로 순서를 따라가는 것이 좋을 듯하다. 그런데 신숙주가 지적했듯이 이 모두에서 克己復禮(극기복례)의 실효가 있어야 한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