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충모 교수“한-미 피아노계 잇는 다리 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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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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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피아니스트 최초로 美줄리아드음악원 교수 되는 강충모 한예종 교수

“한국 피아노계의 위상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기분입니다.” 피아니스트 강충모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내년 9월 미국 줄리아드음악원 교수로 가게 되는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한국 피아노계의 위상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기분입니다.” 피아니스트 강충모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내년 9월 미국 줄리아드음악원 교수로 가게 되는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50세에 무언가 새로 시작해야 하는 것은 부담이죠. 하지만 세계 최고의 인재들을 가르칠 수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 매력적으로 생각됐습니다.”

피아니스트 강충모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50)가 내년 9월 미국 뉴욕의 줄리아드음악원 교수로 취임한다. 바이올리니스트 강효, 정경화 교수에 이어 한국인으로서는 세 번째다. 강 교수는 22일 기자와 만나 “한국에서 펼친 연주와 음악교육 활동을 인정받아 줄리아드 교수가 되는 것은 개인의 영예를 떠나 한국 피아노계의 세계적 위상을 인정받은 것”이라며 뿌듯함을 나타냈다.

강 교수의 줄리아드 행은 1년 반가량의 막후 작업을 통해 확정됐다. 그는 지난해 4월 예상치 못한 e메일을 받았다. ‘혹 교수직을 제안한다면 미국에 올 수 있겠느냐’고 줄리아드 측이 조심스레 타진해온 것. “당연히 기뻤죠. 세계 최고의 음대에서 저에게 관심을 보였으니까요. 하지만 한국 생활을 완전히 접고 간다는 것이 부담이었습니다”라고 강 교수는 말했다.

그 후 몇 차례 e메일과 직접 만남을 통해 줄리아드 측과 접촉했고, 강의 계획과 처우에 대해 지난달 최종 합의했다. 강 교수는 “줄리아드는 평생 교수를 제안했지만 나는 우선 3년만 해보겠다고 했다. 더 남아 있을지는 그때 가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 교수는 서울대를 졸업한 뒤 미국 피바디음악원에서 아티스트디플로마 과정을 수료했고 국내외에서 피아니스트와 국제콩쿠르 심사위원으로 활약해 왔다. 2000년부터 한예종 교수로 후학 양성에도 힘썼다. 강 교수는 줄리아드 행에 대해 “제가 인복이 많은 것 같다”고 했다. 현재 줄리아드 피아노 학과장인 베다 카플린스키 교수는 강 교수의 피바디음악원 유학 시절 스승. 채용 과정에서 카플린스키 교수는 “강 교수가 가르친 제자들은 나를 실망시킨 적이 없었다”고 신뢰감을 표시했다.

강 교수는 이번 채용에 앞서 3월 줄리아드에서 특강 형식의 ‘마스터클래스’를 일주일간 진행했다. “30명의 학생을 가르쳤는데 수준이 고르게 좋고, 강의 습득도 빨라 놀랐습니다. 하지만 미국 학생들의 연주는 너무 자유분방해 오히려 연주에 마이너스로 작용할 수도 있는 것 같아요.”

줄리아드 피아노과에는 9명의 교수가 재직 중이고 100여 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다. 이 중 20여 명의 학생이 한국계다. “제가 간다고 줄리아드가 확 바뀌는 일은 없겠지만 제가 줄리아드의 한국 학생들을 도울 수도 있고, 유학 오려는 학생들에게 조언도 줄 수 있겠죠. 한국과 미국의 피아노계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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