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Before&After]디스크 내장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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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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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는 계속 아픈데 X선으로도 알 수 없고… 알고보니 디스크 안이 고장
외상이 원인… 방치땐 엉덩이-목까지 통증…운동요법 등 비수술치료로 환자 89%가 차도

박진규 굿스파인병원 원장이 사람의 척추뼈 모형을 들고 디스크 내장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 굿스파인병원
박진규 굿스파인병원 원장이 사람의 척추뼈 모형을 들고 디스크 내장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 굿스파인병원
《직장인 안모 씨(48·경기 수원시)는 지난주부터 갑자기 사무실 의자에 오래 앉아 있기가 힘들 정도로 허리통증이 심해졌다. 허벅지부터 무릎까지 심하게 땅기는 느낌이 들었다. 추석을 앞두고 벌초도 다니고 태풍에 망가진 아버지 집도 손보는 등 평소와 달리 몸을 쓴 한 탓이려니 했다. 파스를 붙였지만 통증이 가실 기미가 없었다. 안 씨는 “아침에 허리가 아파서 일어나기 힘들었고 머리를 숙이고 세수를 한 다음에는 한참 동안 허리를 펼 수조차 힘들었다”며 “검사를 받았지만 허리 디스크는 아니라고 했다. 통증은 심한데 원인은 모르니 답답했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 평택시 굿스파인병원을 찾았다. 박진규 원장(사진)이 내린 안 씨의 진단명은 디스크 내장증(內障症). 말 그대로 디스크 내부가 고장이 난 것이다. 디스크가 외부로 빠져 나온 보통의 허리 디스크(디스크 탈출증)와는 다르다. 안 씨는 오래 전부터 디스크내장증이 진행돼 왔지만 최근 들어 무리하게 허리를 쓰다 보니 증세가 심해진 것. 안 씨는 망가진 디스크를 제거하고 인공디스크 넣는 ‘인공디스크치환술’을 받기로 했다.

○ 원인은 외상 탓, 일상적인 활동으로 통증 심해져

‘디스크 내장증’은 발견하기 쉽지 않다. X선을 찍어보면 디스크가 신경을 누르는 디스크 탈출증도 아니고 신경이 눌리거나 좁아지는 협착증도 아니다. 이유 없이 만성적인 통증이 나타난다면 디스크 자체의 성질이 달라지거나 디스크 수핵을 둘러싸고 있는 섬유질이 망가져 요통을 유발하는 ‘디스크 내장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요즘은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장치가 있어 진단이 쉬워진 편. MRI를 찍으면 정상 디스크는 하얗게 나타나지만 망가진 디스크는 검게 보인다.

디스크 내장증으로 검게 보이던 척추(위에서 네번째)가 인공디스크 치환술을 받고 난 뒤 다시 하얗게 보인다. 사진 제공 굿스파인병원
디스크 내장증으로 검게 보이던 척추(위에서 네번째)가 인공디스크 치환술을 받고 난 뒤 다시 하얗게 보인다. 사진 제공 굿스파인병원
‘디스크 내장증’의 원인은 척추 디스크에 가해진 외상 때문에 생긴다.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해서 허리가 삐끗하는 등의 외상이 반복돼 디스크에 오랫동안 축적되는 경우(56%)와 교통사고와 같이 짧은 시간에 큰 힘이 디스크에 가해지는 경우(21%)가 대표적이다. 외상이 디스크를 둘러싸고 있는 척추 내 물렁뼈인 섬유륜(annulus fibrosus)이라는 막을 손상시키고 손상 부위에 염증반응이 일어나 통증이 생기게 된다. 만성 요통환자의 약 40%에서 디스크 내장증의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디스크 내장증’은 엉덩이, 등, 목으로 통증이 번지기도 한다. 간혹 허리 디스크와 마찬가지로 다리가 저리기도 한다. 다만 디스크와 달리 감각마비 등의 신경 증상은 없다.

대개 같은 자세를 오래 유지하면 통증이 심해진다. 오래 앉아 있다가 갑자기 일어서면 허리가 잘 펴지지 않는다. 평소와 달리 무거운 물건을 들고 나면 다음 날부터 통증이 나타난다. 몸을 움직이기 어려울 정도로 통증이 심해 온종일 가만히 누워있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일상적인 활동으로 갑자기 통증이 악화되기 때문에 보통 ‘쉬면 낫겠지’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근육통과 달리 휴식을 취해도 나아지지 않고, 운동을 하면 더욱 악화된다.

○ 3단계에 걸친 치료법 개발

통증 정도에 따라 단계별로 치료한다. ‘디스크 내장증’의 초기에는 통증을 조절하기 위해 안정 치료, 물리치료, 약물 투약 등의 치료를 한다. 하지만 손상된 디스크를 회복시키지는 못하므로 종종 재발할 수 있다.

만성적인 통증으로 진행됐다면 무중력 감압치료와 운동요법 등을 비수술적 치료를 병행한다. 무중력 감압치료는 고장난 디스크 부위를 압력을 낮춰 튀어나왔던 디스크가 정상 위치로 돌아가도록 한다. 이러면 수분, 혈액, 그리고 여러 영양소가 원활히 공급돼 자연적인 치료 효과를 얻는다. 또한 운동을 통해 척추 주위 근육 및 인대 등을 강화시킨다. 굿스파인병원의 디스크 내장증 환자의 89%가 무중력 감압치료와 척추 운동요법을 병행해 치료 효과를 보았다.

비수술적 방법이 효과가 없고 4∼6개월 이상 만성 요통이 지속되며 MRI 검사상 디스크 변성 소견이 나오면 수술을 해야 한다.

수술법으로는 척추경을 이용해 나사못을 삽입하여 문제의 디스크 상하 척추를 고정하는 척추유합술이 대표적이다. 최근 들어서는 의학의 발달로 아예 문제된 디스크를 제거하고 새로운 디스크로 교환하는 인공디스크 치환술도 많이 시행한다. 젊은 나이의 경우 척추관절의 유연성을 유지시키고 수술한 부위에 인접한 척추 변성을 최소화할 수 있는 수술법이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 디스크 내장증의 주요 증상

일어날 때 통증이 심해진다.

누워 있으면 통증이 완화되는 듯 하다.

맨 방바닥에 오래 앉아 있기가 힘들다.

머리를 감고나서 허리를 펼 때 통증이 심하다.

허리를 20∼30도 굽힐 때 통증이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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