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934>仲尼는 不可毁也니 他人之賢者는 丘陵也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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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7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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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이나 기예의 세계에서는 흔히 제자가 스승을 넘어서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子貢은 스승 공자가 해와 달과 같아 넘을 수가 없다고 했으니 존경의 정도를 짐작할 수 있다. 곧 ‘논어’ ‘子張’ 제24장에 보면 노나라 대부 叔孫武叔이 공자의 험담을 하자 子貢은 그러지 말라 하고는 위와 같이 말했다. 毁는 非難함이다. 丘陵의 丘는 흙이 높이 쌓여 있는 것, 陵은 丘보다 더 높은 것인데 아무리 높아도 한계가 있음을 비유한다. 日月은 극한이 없이 높음을 상징한다.

자공은 공자의 제자 가운데서도 공자를 가장 잘 이해하고 크게 숭앙한 인물이다. 曲阜(곡부)의 성 밖에는 공자의 묘가 있고 묘의 왼쪽에 자공이 공자를 애도하면서 여막살이를 했다는 ‘子貢結廬之所(자공결려지소)’가 있다. 1936년에 방문한 분의 기록에 의하면 札(찰)만 있었다고 하는데 1994년에 방문했을 때는 붉은 건물이 서 있었다. 자공의 이름은 端木賜(단목사)로 외교능력이 뛰어났고 경제적으로도 성공했다. 공자는 그가 말재간을 부린다고 야단을 치기도 했지만 사리에 통달한 사람이라고 여겨 季氏에게 추천했다. 공자를 위한 상례를 주재했으며 다른 제자와 달리 6년 상을 치렀다.

‘公冶長(공야장)’을 보면 공자가 “너와 回는 누가 더 나으냐?”고 물었을 때 자공은 “賜(사)가 어찌 감히 回와 같기를 바라겠습니까? 回는 하나를 들어 열을 알지만 賜는 하나를 들어 겨우 둘을 압니다”라고 대답했다. 겸손하고 순종적인 태도를 엿볼 수 있다. 학문이나 기예를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이런 제자를 한 사람이라도 얻는다면 얼마나 행복하겠는가.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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