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me TOWN]일류 호텔 요리사가 말하는 ‘소스’의 세계, 그 한 방울의 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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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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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의 맛과 향, 풍미를 높이는 소스… 케첩, 마요네즈, 굴소스, 타바스코소스
다양한 식재료와 절묘하게 어울려 고급 요리에도 필수로 사용

《영화나 드라마에는 주연은 아니지만 주연 못지않은 역할을 하는 조연이 있다. 아니 때로는 주연보다 빛난다.

요리의 세계에서도 메인 음식을 보조하지만 그 이상의 역할을 하는 것이 있다. 바로 ‘소스’다. 소스는 전채 요리부터 후식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쓰인다. 음식의 맛을 결정짓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소스의 종류도 요리 수만큼 다양하다. 데리야키소스, 레몬소스, 바비큐소스, 레드와인소스, 아메리칸소스, 본즈소스…. 어떤 요리에나 널리 쓰이는 대중적인 소스도 있다. 케첩, 마요네즈, 굴소스, 타바스코소스가 그것. 소량으로도 요리의 풍미를 높일 수 있어 특히 인기다.

서울 신라호텔 조리팀 서상호 총주방장과 밀레니엄서울힐튼호텔 박효남 조리상무의 도움말을 통해 소스의 모든 것을 알아본다.》
○ 황홀경으로 이끄는 오로라

소스의 어원은 라틴어로 ‘소금’이란 의미를 가진 ‘Sal’에서 유래했다. 서양에서 조미료를 뜻하는 단어의 머리에 유독 ‘S’자가 많이 붙어 있는 것은 이 때문. 프랑스, 영국, 일본에서는 ‘소스(Sauce)’, 이탈리아와 스페인에서는 ‘살사(Salsa)’, 독일은 ‘조제(Sosse)’로 불렸다.

서상호 총주방장은 “소스의 개념은 매우 다양해 고기를 소금에 찍어 먹는 것도 소스를 이용한 요리”라면서 “단순히 요리의 맛과 빛깔을 위해 끼얹는 액체 형태의 조미료만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감자튀김을 케첩에, 구운 오징어를 마요네즈에 찍어 먹는 것도 그 예다.

소스는 요리의 맛은 물론이고 색상과 향기도 부여한다. 시각과 후각을 즐겁게 하고 부드러운 질감으로 미감까지 풍부하게 한다.

서 총주방장은 “소스의 역할은 무엇보다 기본 재료 본연의 맛을 최대한 살리고 높여주는 데 있다”면서 “어떤 소스를 이용하느냐에 따라 요리 자체가 달라진다”고 덧붙였다.

스테이크의 경우 브라운소스인지, 와인소스인지에 따라 맛과 향이 다르다. 심지어 같은 브라운소스라도 버섯을 썼는지, 허브를 넣었는지에 따라 전혀 다른 맛이 난다. ‘세비야의 이발사’로 유명한 이탈리아 오페라 작곡가 로시니는 소스를 ‘황홀경으로 이끄는 오로라’라고 표현했을 정도다.

○ 가장 대중적인 소스, 케첩&마요네즈!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소스는 단연 케첩과 마요네즈다.

케첩은 토마토를 끓여서 걸러 낸 것에 향신료, 식초 등을 첨가해 조린 소스다. 케첩은 햄버거, 핫도그는 물론이고 바비큐를 요리할 때도 없어선 안 될 소스. 느끼한 맛을 잡아주는 새콤달콤함 덕분이다.

박효남 조리상무는 “케첩은 육류, 생선, 야채 등 주재료가 어떤 것이든 원형의 맛을 살릴 수 있어 다양하게 활용된다”면서 “케첩을 이용하면 차가운 요리의 드레싱부터 더운 요리의 소스까지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케첩을 이용한 소스 중에서 널리 이용되는 것은 칵테일소스. 케첩에 레몬과 서양고추냉이 등을 첨가해 만든 이 소스는 해산물과 궁합이 잘 맞는다. 새콤달콤하면서 상쾌한 맛을 내 데친 새우, 킹크랩, 소라 등 해산물을 찍어 먹으면 쫄깃한 식감은 살리고 고유의 짠맛은 감소시킬 수 있다. 케첩의 빨간색은 식욕도 돋운다.

박 조리상무는 “케첩은 토마토향을 그대로 내면서 색이 진할수록 좋다”면서 “오뚜기 케첩을 주로 사용하는 것도 이런 이유”라고 덧붙였다.

마요네즈 역시 다른 소스나 드레싱으로 다양한 변형이 가능한 소스다. 계란과 식초, 기름 등을 이용해 만든 마요네즈는 새콤하면서 고소한 맛이 특징으로, 주로 샐러드에 곁들인다. 마요네즈의 부드러움이 채소의 아삭아삭한 식감을 살려주기 때문. 또 샌드위치에 이용하면 채소의 수분이 빵으로 침투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마요네즈를 주재료로 한 대중적인 드레싱은 사우전드 아일랜드드레싱이다. 곱게 다진 각종 야채 등을 섞어 만든 이 드레싱은 애피타이저에 많이 쓴다.

서 총주방장은 “특히 오뚜기 마요네즈는 간장이나 발사믹식초 등 여러 재료와 융화가 잘돼 다른 소스를 만들 때 자주 쓰인다”면서 “시중에 판매되는 다양한 제품의 마요네즈를 테스트해 본 결과 오뚜기 마요네즈가 느끼함과 화학적으로 가공된 맛이 가장 적고 깔끔했다”고 말했다.

○ 한 방울의 마법, 굴소스&타바스코소스!

굴을 농축해 만든 굴소스는 센 불로 단시간에 볶아내는 중국요리에 찰떡궁합이다. 약간의 굴소스는 볶은 음식의 느끼함을 덜고 감칠맛을 높인다.

서 총주방장은 “굴소스는 볶음은 물론이고 조림, 찜 요리 등에 다양하게 사용된다”면서 “소스 자체의 맛이 강하지 않기 때문에 주재료와 절묘하게 어울려 요리의 맛과 향을 한층 높여준다”고 설명했다.

국내에 굴소스를 본격적으로 소개한 곳은 1990년대 중반 ㈜오뚜기다. 1888년 중국의 ‘이금기(李錦記)’사가 개발해 판매해오던 ‘이금기 굴소스’를 수입 판매한 것. 이금기 굴소스는 지난해 한 시장조사 전문 업체의 조사결과 굴소스 수입판매 시장 점유율 1위로 나타났다.

㈜오뚜기가 수입 판매하는 타바스코소스의 매력은 단연 매운맛이다. 타바스코소스는 멕시코 고추의 한 종류인 타바스코고추로 만들었다. 잘 익은 타바스코고추에 소금을 첨가해 3년간 발효, 숙성을 거쳐 만들기 때문에 부드럽고 깊은 맛을 내는 것이 특징. 반면 톡 쏘는 향은 강하다.

박 조리상무는 “타바스코소스의 강한 맛은 1% 부족한 요리의 감초 역할을 한다”면서 “입맛을 돋워주고 감칠맛을 내기 때문에 요리의 마지막 단계에서 주로 쓰인다”고 설명했다.

피자에 뿌려 먹는 ‘핫소스’로도 많이 알려졌지만 기름진 연어요리나 소시지구이 등에도 두루 쓰인다. 매운맛으로 느끼함을 잡아주기 때문. 각종 드레싱에도 첨가된다. 톡 쏘는 매콤함으로 풍미를 살리기 위해서다.

박은정 기자 ejpark@donga.com

※ 본 기사는 의료전문 김선욱 변호사의 감수를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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