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867>子游가 對曰, 昔者에 偃也聞諸夫子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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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4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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子游가 대답했다. “예전에 이 偃이 夫子께 들으니 ‘군자가 도를 배우면 사람을
사랑하고 소인이 도를 배우면 부리기 쉽다’고 하셨습니다.” 공자가 말했다.
“얘들아, 偃의 말이 옳으니, 방금 전에 내가 한 말은 농담이었을 뿐이다.”


지난 호에 이어진다. 공자는 子游(자유)가 다스리는 노나라의 고을인 武城으로 갔다가 子游가 백성에게 禮樂을 가르침으로써 마을을 다스린다는 것을 알고 빙그레 웃었다. 王佐의 인물인 子游가 작은 마을이나 다스린다고 애석해한 것이다. 그러자 子游는 공자의 예전 가르침을 외우면서 자신은 선생님의 옛 가르침에 충실해서 禮樂을 통해 武城을 다스린다고 말했다. 昔者는 ‘예전’이다. 偃은 子游의 이름이다. 聞諸夫子의 諸(저)는 曰 이하를 가리킨다.

공자의 예전 가르침은 ‘君子學道則愛人, 小人學道則易使也’였다. 군자는 통치자, 소인은 피지배자인 백성이다. 道는 禮樂이다. 易使는 柔順(유순)해져서 부리기 쉽다는 뜻이다. 子游가 이의를 말하자 공자는 그의 말을 전면 승인하고 제자들에게 ‘偃의 말이 옳다’고 확인해주었다. 당시 사람들은 禮樂을 쓰지 못했는데 子游만 그것을 행하였으므로 子游의 두터운 믿음을 가상히 여기는 한편 문인들의 의혹을 풀어준 것이다. 是也는 옳다는 뜻이다. 공자는 시기에 따라 농담을 하기도 하여 긴장과 이완의 조화를 이루었다.

공자의 가르침 가운데 ‘소인이 예악을 배우면 부리기 쉽다’고 한 말은 현재와 맞지 않는다. 하지만 사람 사이를 질서 지우는 禮와 사람의 마음을 화평하게 해주는 樂을 정치의 기본도구로 생각한 점은 현재에도 시사하는 면이 있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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