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me TOWN]봄을 무친다! 춘곤증을 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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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3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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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곤증, 비타민 무기질 등 영양소 풍부한 봄나물이 명약… 다양한 드레싱 곁들이면 식이섬유 흡수 돕고 비타민C 파괴 막아

봄 봄 봄아 어서 오너라(…)

아하하 오호호 우리 웃음 시끌벅적

잠꾸러기 새싹이 눈을 뜨겠네

홍우희 시인의 동시 ‘봄을 부른다’의 일부다. 시를 읽으면 봄의 밝은 기운이 물씬 느껴진다. 시구처럼 봄이 오면 새싹이 돋고 겨우내 움츠렸던 나무들이 기지개를 켠다. 사람들에게도 봄은 생기가 충만한 계절이다.

하지만 이상하다. 포근한 날씨 탓인가? 봄이 되면 나른하고 왠지 모르게 기운이 빠진다. 소화가 잘 안 되고 입맛도 떨어진다. 어쩌다 배부르게 음식을 먹으면 몸은 물 먹은 솜 처럼 무겁다. 졸음이 밀려오고 눈꺼풀도 천근만근이다.

흔히 ‘봄 탄다’고 표현하는 춘곤증이다.

춘곤증은 생체리듬의 변화로 생기는 일종의 피로 증세다. 추운 날씨 때문에 수축했던 근육, 혈관, 피부 등 인체의 구성요소가 기온이 높아지면서 확장되고 활발하게 움직이게 된다.

움직임이 많아지면 칼로리 소비량이 늘고 자연스럽게 인체는 각종 영양소를 필요로 한다. 이를 충분히 섭취하지 못하면 춘곤증이 생긴다. 입맛을 되찾아주고 나른함을 날려주는 천연치료제가 있다. 바로 ‘봄나물’이다.

아삭아삭 씹는 맛이 일품인 봄나물은 고유의 향기와 쓴맛으로 입맛을 돋운다.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해 예로부터 춘곤증에 좋은 음식으로 알려졌다.

춘곤증 천연치료제인 봄나물. 어떻게 하면 더 맛있고 건강하게 먹을 수 있을까?

○ 춘곤증아 썩 물렀거라, 봄나물 나가신다!

박명수 안양과학대학 호텔조리과 교수(식품공학 박사)는 “봄나물은 비타민, 무기질은 물론 단백질, 섬유질 등 영양소가 풍부해 양질의 영양소를 고루 섭취할 수 있다”면서 “봄나물 각각의 특성을 고려해 손질 및 조리해 섭취하면 춘곤증을 이기는 데 더욱 유용하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봄나물로 꼽히는 것이 냉이, 달래, 취, 돌, 쑥, 두릅이다.

냉이는 비타민B, C가 풍부해 소화를 돕고 기운을 북돋아준다. 단백질과 철분, 칼슘을 함유해 어지럼증과 안구 건조증에 효과가 있다.

영양과 효능이 마늘과 비슷해 작은 마늘이라고도 불리는 달래는 특유의 매운맛이 특징. 비타민과 무기질로 몸이 무거울 때 활력을 주고 빈혈과 동맥경화에 좋다.

취나물은 아미노산과 칼륨이 풍부해 감기에 효과가 있다. 식감이 좋은 돌나물은 약간 신맛이 돌아 식욕을 찾는 데 일품이다.

면역력을 강화시키고 피를 맑게 하는 봄나물도 있다. 우리에게 친근한 쑥이다. 과거엔 복통이 있을 때 말린 쑥을 넣고 복대를 만들어 배를 두드렸던 것으로도 알려졌다.

두릅은 인삼에 들어 있는 사포닌 성분이 있어 쓴맛이 나고 입맛을 돌게 한다. 사포닌은 혈액순환을 개선시키고 영양분 흡수를 돕는다.

대부분의 봄나물은 날로 먹어야 영양 손실이 적다. 하지만 두릅이나 원추리, 고사리, 다래순 등은 반드시 끓는 물에 데친 후 섭취해야한다.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는 소량의 독성분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 열에 약한 비타민이 파괴되지 않도록 짧은 시간 내에 데치고 곧바로 찬물에 담가야 한다.

다양한 드레싱을 곁들여 먹는 것도 좋다. 봄나물 특유의 향과 식감을 살리고 영양 또한 높일 수 있다. 봄나물 무침에 궁합이 잘 맞는 소스로는 참기름, 들기름, 식초, 초고추장이 대표적이다. 조리를 하지 않고 샐러드로 섭취할 땐 올리브유, 머스터드 등 서양식 드레싱이나 딸기, 키위 등 과일 드레싱이 좋다.

샐러드에 곁들일 수 있는 드레싱을 국내에 처음 출시한 것은 1976년 ㈜오뚜기다. 오뚜기는 ‘오뚜기 중앙연구소’를 통해 음식의 맛을 더하고 건강에도 좋은 소스를 개발하고 있다.

○ 봄나물 드레싱, 새콤 달콤+고소함+영양까지!

봄나물의 감칠맛을 살리는 데는 고소한 참기름과 들기름이 제격이다. 봄나물 무침에 참기름 한 방울을 더했을 때의 윤기와 향은 군침을 돌게 한다.

참기름, 들기름에는 비타민E가 풍부해 봄나물과는 찰떡궁합이다. 나물에 들어있는 칼륨이나 식이섬유가 잘 흡수되도록 돕는다. 억센 봄나물을 부드럽게 하는 데도 적합하다.

참기름은 취나물, 냉이와 같은 향이 강한 나물에 넣으면 향이 산다. 들기름은 유채나 원추리를 무칠 때 곁들이면 좋다. 향이 강한 나물에 사용하면 들기름 냄새가 나물 고유의 향을 없앨 수 있다.

올리브유는 나물에 윤기를 더하게 한다. 향이 은은한 나물을 생으로 먹거나 볶을 때 쓰면 올리브유의 향이 더해져 풍미를 높일 수 있다.

식초를 첨가해 새콤함으로 식욕을 자극하는 것은 어떨까. 식초는 봄나물의 비타민C 파괴를 막아준다. 간의 피로회복을 돕고 콜레스테롤을 제거해 혈관의 유연성을 높인다.

봄나물을 살짝 데친 후 초고추장에 찍으면 아삭아삭한 식감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사)세계음식문화연구원 이사이자 현재 인터컨티넨탈호텔 조리부에서 근무하는 김호경 주임은 “봄나물에 드레싱을 곁들여 샐러드로 조리하면 열처리를 하지 않기 때문에 영양소 파괴가 거의 없다”면서 “드레싱 종류에 따라 영양가도 높아진다”고 말했다.

된장과 고추장에 허니 머스터드, 아일랜드 드레싱 등 서양식 드레싱을 배합해 곁들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적당량을 섞으면 독특한 맛의 봄나물 샐러드를 맛볼 수 있다.

봄나물을 좋아하지 않는 어린이에게는 딸기, 키위, 오렌지, 파인애플 등 달콤한 과일 드레싱을 곁들여보자. 과일의 색상을 살린 드레싱은 아이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과일에 함유된 영양소도 함께 섭취할 수 있다.

김 주임은 “케첩이나 불고기소스에 굴 소스나 발사믹 식초 소스, 올리브유 등을 섞어 드레싱을 만들어 곁들이면 퓨전 봄나물 샐러드가 된다”면서 “봄나물은 한식 외에도 양식, 일식 등 요리에도 잘 어울린다”고 말했다.

스파게티에 돌나물을 생으로 얹거나 다져서 뿌리면 스파게티를 먹은 후 느끼함을 봄나물의 향긋함으로 달랠 수 있다. 리소토나 피자도 마찬가지. 생선초밥에 두릅을 데쳐 김으로 감아주면 화려한 색상이 눈에 띈다. 생선의 비린내도 잡아준다.

○ 봄나물 상차림, 100배 즐기기

봄나물 밥상을 차릴 때 한 접시에 봄나물과 색상이 다른 파프리카를 함께 담아내면 단조로움을 줄일 수 있다. 톳, 생미역, 파래 등 해조류와 초고추장을 넣어 비비면 맛과 영양이 우수한 비빔밥이 된다.

봄나물 반찬과 미역국을 함께 먹으면 영양상으로 훌륭하다. 칼슘이 풍부한 미역은 성장기 어린이의 골격 형성에 도움을 준다. 특히 비타민과 무기질이 있어 봄나물 섭취만으로 부족한 영양소를 보완할 수 있다.

흰쌀밥보다는 흑미, 현미가 고루 섞인 잡곡밥이 좋다. 소화가 잘되고 비타민B의 함량이 높아 봄나물과 더불어 춘곤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

요리연구가이자 서울예술전문학교 호텔관광학부 호텔외식경영학과 학과장인 이혜정 교수는 “된장국이나 된장찌개에 봄나물을 넣어 조리하면 된장에 부족한 비타민C의 함량을 높여준다”면서 “봄나물에 들어있는 칼륨은 된장의 나트륨이 과잉 섭취되는 것을 막아준다”고 말했다.

봉아름 기자 er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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