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경제성장 南-안보위협 北… 외국인들이 보는 한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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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3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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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주재 외국특파원들이 본 두 개의 코리아 / 신기욱 등 지음·동아일보 국제부 번역 / 272쪽·1만3000원·한국과미국

한국은 국제사회에서 단기간에 경제 발전과 민주화를 성공적으로 이룩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그러나 여전히 남북으로 갈라져 있으며 북핵문제는 동북아 안보의 불안 요소로 상존하고 있다. 한국 정치는 여전히 후진적이라는 평가를 듣고 있다. 그렇다면 외신기자들의 눈에 비친 한국은 어떤 모습일까.

이 책은 미국 내 한국학 연구를 이끌고 있는 중견 사회학자 신기욱 교수(50)가 1992년부터 2003년까지 12년간 미국의 3대 신문인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월스트리트저널’에 실린 한반도 관련 기사 5000여 개를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파이낸셜타임스’ ‘BBC’ 등 대표적인 유럽 언론사의 전현직 특파원들의 한반도 취재 경험을 더해 묶어 낸 것이다.

서구 언론에 비친 한반도 이슈는 안보(북한)와 경제(한국)로 요약된다. 미디어의 속성상 부정적 기사가 주목받는 것은 사실이지만 미국 3대 신문의 경우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문제가 한반도 전체 기사의 30%를 차지했으며 한국의 사회 문화 종교 등 다양한 삶의 모습은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었다. 한국은 미국의 7대 교역국이고 수만 명의 미군이 주둔하는 미국의 중요한 군사동맹국이지만 미국 언론에서 차지하는 한국의 비중은 스위스, 아르헨티나, 파키스탄 수준에 머물고 있었다. 특히 동북아의 경우 중국과 일본 사이에 끼어 있어 한국이 미국 언론의 주목을 받기는 더욱 어렵다는 것도 분석 결과 나타났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지구촌의 한국, 그리고 북한에 대해 남들이 어떻게 느끼는지 알게 된다. 우리만의 시각과 경계를 벗어나 한 단계 더 높은 곳에서 우리 자신을 객관화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한편으로는 남들이 우리를 이렇게 인정해주는구나 하는 자부심이 들지만 한편으로는 남들이 우리를 너무 모른다는 자괴감도 드는 게 사실이다. 이와 함께 한국의 민주화 현장과 5·18민주화운동을 지켜보았던 미국 외교관계자와 당사자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서울 주재 미국 기자들의 이야기는 1980년대 이후 한국 내에 자리 잡은 반미감정이란 게 실체 없는 정보에서 비롯된 것이었다는 것도 깨닫게 한다.

신 교수는 연세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도미(渡美)해 2001년 스탠퍼드대에서 한국학 전공자로는 처음 종신교수가 되어 현재 이 대학 아시아태평양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스탠퍼드대 아태연구소를 미국에서 가장 활발하게 한국학 연구를 하는 곳으로 키워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달에는 1992년부터 2003년까지 한미 양국의 주요 신문에 등장한 기사 8000건을 통해 한미 동맹을 분석한 영문연구서 ‘하나의 동맹, 두 개의 렌즈(One Alliance, Two Lenses: U.S.-Korea Relations in a New Era·스탠퍼드대 출판부)’를 출간하기도 했다.

허문명 기자 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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