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852>君子有三畏하니 畏天命하며 畏大人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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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3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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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자에게는 세 가지 두려워함이 있으니, 천명을 두려워하며 대인을 두려워하며 성인의 말씀을 두려워한다.

‘논어’ ‘季氏’의 제8장에서 공자는 도리를 알아 실천해나가는 군자라면 세 가지 두려워함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것을 三畏라 한다. 畏란 敬畏(경외)함이다. 군자는 天命을 경외해야 한다. 또한 군자는 덕이 높은 大人을 경외해야 하고, 도덕의 기준이 되는 옛 성인의 말씀을 경외해야 한다. 대인은 천명의 현전을 깨달은 사람으로서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을 가리킨다. 성인의 말씀은 禮樂과 道德의 원리나 祥瑞(상서)와 災殃(재앙)의 사실을 통해 천명의 실재를 가르쳐 주는 책이나 글을 말한다.

주희(주자)는 천명이란 하늘이 부여해 준 이치로 心性에 稟賦(품부)하여 인간으로 하여금 善으로 나아가고 惡으로부터 벗어나게 하는 것이라고 보았다. 하지만 정약용은 주자의 해석이 미비하다고 비판하고 나날이 인간을 굽어보아 선악을 가려서 복이나 재앙을 내려주는 존재도 천명이라고 했다. 또한 천명을 두려워함이란 嚴憚(엄탄·경계하고 꺼림)이 아니라 戒愼恐懼(계신공구)를 뜻한다고 해석했다. 인간의 자기완성을 위해서는 도덕실천의 의미를 완결시켜 주는 어떤 존재가 있어야 한다고 여겼기 때문인 듯하다.

천명은 인간이 하늘로부터 부여받았다고 여겨 자율적으로 실천해나가는 바로 그 도덕 내용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날 때부터 정해져 있다고 여기는 吉凶禍福(길흉화복)의 運을 더 알려고 한다. 길흉화복의 운은 인간의 불평등을 낳는 비선택적인 조건이다. 공자도 운을 언급했지만 그것은 도덕적 근거로서의 천명을 더욱 강조하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후대에 이르러 祿命(녹명)의 설은 四柱八字를 따지고 星命家는 1년마다의 小運과 10년마다의 大運을 따진다. 공자의 뜻과는 거리가 멀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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