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3회 국수전…연이은 묘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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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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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변 백의 활로가 없어 보이지만 목진석 9단은 백 36의 3단 젖힘을 준비하고 있었다.

보통 3단 젖힘을 못하는 건 참고도 흑 1과 같은 양단수가 두렵기 때문이다. 지금은 백 2로 나가는 수가 있다. 백 6까지 선수하고 8로 끊으면 흑 석 점이 살아갈 길이 없다. 백 40, 42로 단수치는 것도 백 44로 씌워 흑 중앙 석 점을 가두기 위해선 꼭 필요한 수순이다. 이젠 아래쪽 백과 흑 석 점의 수상전이 문제다. 흑 석 점은 세 수인데 흑 45로 끊으면 얼핏 백은 두 수밖에 안 되는데….

목 9단은 가만히 백 46으로 내려선다. 하변 백과 흑은 똑같이 세 수지만 흑은 자충이어서 ‘가’나 ‘나’로 수를 줄일 수 없다. 따라서 백은 실제 네 수이기 때문에 수상전은 백 승이다. 참고도와 실전 진행을 비교하면 어떨까. 석 점을 잡은 건 같은데 실전에선 흑이 활용할 수 있는 뒷맛이 풍부하게 남아있다. 이는 향후 국면 운영의 변수가 될 수 있다.

백이 석 점을 잡았지만 형세는 백이 우세하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 검토실의 중론이다. 흑 우하귀가 굳어졌고 하변 흑도 안정됐으며 선수마저 잡았기 때문에 흑이 여전히 좋다는 얘기다.

흑 47은 이런 모양에서 흔히 쓰는 침투 방법. 백 58까지 흑은 귀를 살리고 다시 선수를 잡았다. 초반에 선수를 계속 잡을 수 있다는 건 그만큼 흐름이 좋다는 의미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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