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795>曰, 如斯而已乎잇가. 曰, 修己以安百姓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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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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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호(794)에 이어진다. 子路가 군자란 어떤 인물인지 묻자 공자는 敬으로써 자기를 수양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자로가 그런 정도로 군자일 수 있습니까 하고 되묻자 공자는 군자가 敬으로써 자기를 수양하면 그와 관계있는 사람들이 저절로 편안하게 되므로 敬으로써 수양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그런데도 자로는 공자의 뜻을 이해하지 못하고 다시 “이와 같을 뿐입니까”라고 물었다. 공자는 군자란 자기를 닦아서 백성을 편안하게 하는 사람이라고 알려주고 자기를 닦아서 백성을 편안하게 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어서 요임금이나 순임금도 오히려 부족하다고 걱정했다는 사실을 환기시켰다.

如斯而已乎는 ‘이와 같을 뿐입니까’라고 되묻는 말이다. 修己以安百姓의 以는 而와 같은 연결사, 安百姓은 천하의 인민을 편안하게 하는 일이다. 病諸는 이것을 부족하다고 여긴다는 뜻으로, 하기 어려워서 스스로 부족하다고 반성했다는 말이다. 諸는 之와 乎의 合音字(합음자), 其猶∼乎는 추측의 뜻을 나타내는 문형이다.

‘대학’에서 말하듯이 인격주체의 자기 수양은 그 자체로 완결되지 않는다. 몸을 닦아 공경하는 誠意(성의)와 正心(정심), 몸을 닦아 사람을 편안하게 하는 修身(수신)과 齊家(제가), 백성을 편안하게 만드는 治國(치국)과 平天下(평천하)가 동심원을 그리면서 확장된다. 현대의 지식인들은 이 동심원의 구조를 반드시 인정하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이 고전적인 사유가 오늘날 더욱 그리워지는 것은 어째서인가.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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