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794>子路問君子한대 子曰, 修己以敬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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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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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로가 군자에 대하여 묻자, 공자는 “敬으로써 자기를 닦는 사람을 말한다”고 했다. 자로가 “이와 같을 뿐입니까”라고 되묻자, 공자는 “자기를 닦아서 사람들을 편안하게 하는 사람이다”라고 했다.

유학의 윤리사상을 관통하는 중요한 개념이 敬이다. 송나라 유학자들은 主一無適(주일무적)을 敬이라고 정의했다. 자기 자신을 오로지하여 다른 데로 분산시키지 않는 상태를 敬이라고 본 것이다. 단, 정약용은 敬이란 하늘을 공경하고 어버이를 공경하는 일과 같이 구체적 대상을 공경하는 일을 뜻한다고 보았다.

‘논어’ ‘憲問(헌문)’편의 이 章(장)에서 공자는 군자란 敬으로써 자기를 수양하는 사람을 가리킨다고 말했다. 그런데 자로는 그런 정도로 군자일 수 있을까 의심했다. 공자는 군자가 敬으로써 자기를 수양해서 人格(인격)이 향상되면 그와 관계있는 모든 사람이 저절로 편안하게 되므로, 敬으로써 수양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거듭 강조했다.

問君子는 ‘군자란 어떤 인물인지 물었다’이다. 修己以敬의 以는 수단이나 방법을 나타낸다. 修己以安人의 以는 而와 같은 연결사다. 혹자는 修己以敬의 以도 연결사로 보아 ‘자기를 수양하여 敬의 태도를 견지한다’고 풀이하기도 한다. 如斯而已乎는 ‘이와 같을 뿐입니까’라고 되묻는 말이다. 安人의 人은 修己의 己와 상대되어, 나와 관계된 다른 사람들을 가리킨다.

공자는 自己修養과 現實改革(현실개혁)이 연계되어 있음을 말했다. 현실의 개혁은 험악한 투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인격 주체가 주위 사람들의 모범이 되어 사람들이 그의 가치관을 편안하게 여긴다면,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개혁이다. 敬으로써 수양하지 않은 채 공허한 이념만 외쳐대는 사람을 누가 따르겠는가? ‘편안할’ 安이란 글자는 참으로 그 뜻이 깊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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