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행복(happiness)’의 어원은 ‘발생하다(happen)’입니다. 행복은 내가 발생시키는 것이죠. 스스로 행복하다고 선언하면 행복해질 겁니다.”
천주교 인천교구 미래사목연구소장 차동엽 신부(51·사진)는 16일 통화에서 “선언적인 말은 마력을 가진다”며 “행복의 주인이 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했다.
차 신부는 최근 자신의 행복론을 담은 책 ‘행복 선언’(위즈 앤 비즈)을 펴냈다. 책에서 그는 예수의 ‘산상수훈(山上垂訓·마태복음 5∼7장에 나오는 예수의 설교)’에 영감을 얻어 마음의 가난, 온유함, 의로움 등 행복에 이르는 8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차 신부는 천주교단의 손꼽히는 ‘작가’ 중 한 명이다. 100만 부 이상 팔린 자기계발서 ‘무지개 원리’(2007년) 등 10여 권의 책을 냈다.
차 신부는 ‘감정은 이성의 종’이라며 “이성적 판단만 잘하면 행복에 이르는 것이 어렵지 않다”고 조언했다. “누군가를 밉다고 판단하는 주범은 이성입니다. 미워하고 화내는 에너지가 먼저 생기는 게 아니라 밉다는 판단이 먼저 일어나죠.”
그는 덧붙여 ‘마음의 가난’을 이야기했다. “가난한 마음은 무언가를 소유하려 하지 않고 그냥 누리는 것”이라며 “꽃은 꺾어서 화분에 담을 수 있지만 봄은 담을 수 없다”고 했다. “소유적 삶은 샹들리에가 걸린 천장만 보지만 존재적 삶은 별이 빛나는 하늘을 볼 수 있죠.”
차 신부는 또 “슬플 때 눈물을 아끼지 말고 실컷 울어야 한다”고 권했다. “미국 여성은 월평균 5.3회 우는데 월 1.4회만 우는 남성들보다 오래 살죠. 영국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사망한 후 추모 과정에서 영국의 우울증 환자가 대폭 줄었다는 통계도 있어요.”
차 신부는 경기 화성 출신. 1981년 서울대 공대를 졸업한 뒤 오스트리아 빈대학, 미국 보스턴대에서 신학을 공부했다. 차 신부는 “10년 넘게 서양에서 생활하면서 보니 서양인들의 삶은 이미 성공코드보다 행복코드가 지배하고 있었다”며 “요즘 행복 관련 책이 많이 나오는 걸 보면 우리 사회도 그 단계에 접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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