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도에 갇힌 광화문광장, 시민 휴식공간 늘렸으면”

  • 입력 2009년 9월 30일 0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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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도시디자인 전문가 찰스 랜드리 씨

“최선의 의도가 늘 최선의 결과를 낳지는 못합니다. 한국의 도시들이 지금 ‘최선의 모습’을 가졌다고 보긴 어렵죠. 그렇지만 나아지고자 애쓰는 열망의 가치는 세계 어느 도시보다 큽니다.”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숭동에서 만난 영국의 도시디자인 전문가 찰스 랜드리 코미디아 대표(61·사진)는 “도시의 현재 모습을 ‘고정된 결과물’로 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22일 대구에서 열린 ‘대구문화창조발전소’ 심포지엄 참석을 위해 한국을 찾았다.

랜드리 대표는 1978년부터 미국, 러시아, 일본, 호주, 아랍에미리트, 핀란드, 알바니아 등 45개 나라의 도시디자인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2006년에 쓴 책 ‘The Art of City-Making’은 7월 한국에서 번역 출간됐다.

“한 도시의 인상은 방문 첫날 몇 시간 동안의 기억에 의해 결정되기 마련입니다. 도시를 계획하는 사람은 ‘이성적 해법’에 매달리기 쉽지만, 도시를 사용하거나 방문하는 사람의 경험은 대개 ‘감성의 영역’에서 이뤄진다는 점에 주목해야 해요.”

공간을 구성하는 재료 또는 형태를 결정할 때 그것의 ‘효과’ 못지않게 ‘감흥’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서울에 머무는 동안 새로 생긴 종로구 광화문광장을 둘러봤다는 랜드리 대표는 “사람들이 잠시 머무르며 기대 쉴 곳 없는, 자동차로 둘러싸인 커다란 인도(人道) 같은 느낌이었다”며 “영국 런던의 트래펄가 광장이 북쪽 찻길을 보행로로 바꾸고 내셔널 갤러리와 연결된 커다란 계단을 만들어 시민 휴식공간을 넓힌 사례를 참고할 만하다”고 했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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