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바흐와 헨델, 서울서 부활

  • 입력 2009년 9월 17일 02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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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두 거장 심포지엄-연주회 잇달아

개인사 - 작품 해석 등 강의
릴링-데라카도 내한공연도

“음악의 아버지는 바흐, 음악의 어머니는 헨델.”

1970년대 초등학생들이 외워야 했던 음악사의 ‘공식’이다. 게오르크 프리드리히 헨델(1685∼1759)이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1685∼1750)와 마찬가지로 남성이었던 데다 두 사람의 음악 문법이 결합해서 새로운 음악을 낳았다고 말하기도 힘드니 직설적으로나 은유적으로나 요령부득의 표현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일반적인 클래식 팬들의 음악감상 범위가 두 사람의 시대에서 시작된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없지는 않다.

후기 바로크 음악을 집대성해 거대한 음악의 구조물을 구축한 두 거장의 작품세계와 삶을 조명하는 축제가 잇따라 열린다. 한양대 음악연구소(소장 권송택)가 10월 16∼31일 개최하는 제3회 서울 국제 바흐 페스티벌과 연세대 음악연구소(소장 곽동순)가 헨델 서거 250주년을 기념해 같은 달 11∼17일 여는 ‘헨델 페스티벌 2009 서울’. 두 축제 모두 다양한 콘서트와 리사이틀, 학술 심포지엄을 엮었다.

○ 엄격한 바흐도 애처가… ‘과외활동’도

학술 프로그램으로는 10월 24일 오전 9시 반 한양대 백남음악관에서 열리는 바흐 국제 학술 심포지엄이 눈길을 모은다. 크리스토프 볼프 하버드대 석좌교수가 ‘바흐의 인간적인 면모’를, 암스테르담 스베일링크 음악학교 교수이자 쳄발로 연주자로 유명한 보프 판 아스페런이 ‘바흐 건반음악과 장식음’을 발표한다.

특히 볼프 교수의 발표는 조명될 기회가 적었던 바흐의 개인사를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 미리 본 발표문에서는 엄격한 교사이자 궁정악장으로만 알려졌던 그가 꽤 부드러운 배우자였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정원 손질을 좋아했던 후처 안나 마그달레나를 위해 노랑 카네이션과 희귀 새를 선물했던 일화나, 부수입을 벌기 위한 곁가지 활동으로 소속기관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는 사실이 미소를 머금게 한다.

10월 17일 연세대 윤주용홀에서는 헨델 심포지엄이 열린다. 데라카도 료 네덜란드 헤이그 왕립 음대 교수가 설명하는 ‘헨델의 바이올린 소나타에 대한 오해와 진실’ 등 5개 강의가 펼쳐진다.

○ 릴링과 데라카도의 무대

바흐 페스티벌이 선보이는 연주회 중 최대 카드는 10월 31일 서울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지휘자 헬무트 릴링과 바흐 콜레기움 슈투트가르트의 첫 내한공연. 바흐 칸타타 ‘울며 탄식하고 걱정하며 두려워하도다’ 등을 연주한다. 릴링은 1954년 ‘게힝거 칸토라이’를 창단한 후 반세기 넘게 바흐 음악의 연구와 재해석에 몰두해온 인물. 바흐 칸타타 전곡 녹음에 이어 2000년 바흐 교회음악 전곡 녹음을 이루어낸 주인공이기도 하다.

헨델 페스티벌에서는 2001년 이후 종종 내한한 일본의 대표적 바로크 바이올리니스트 데라카도 료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15일 오후 7시 반 서울 성공회 대성당 연주회에서는 헨델의 동시대 작곡가인 텔레만의 무반주 바이올린 환상곡 1번을 연주한다. 1544-1555, 02-2220-1512(바흐 페스티벌), 02-2123-4740(헨델 페스티벌)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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