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병기 계속하겠다” WSJ 편집국장 확약

  • 입력 2009년 9월 10일 06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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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기사 속에 동해를 일본해와 병기해 화제를 모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동해 병기를 편집 방침으로 확정한 사실이 밝혀졌다.

WSJ의 로버트 톰슨 편집국장은 8일(현지시간) 터키 언론인인과의 회동에 함께 한 이철우 한미공공정책위원회 회장에게 “한국민들에게 동해 이슈가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다. 사실 회사 내부에서도 이 문제에 관해 논란이 있었다”고 말해 그간 일본해 표기를 놓고 월스트리트저널 내부에서도 논란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WSJ는 지난달 29일 연안호 석방 소식을 전하며 ‘동해 혹은 일본해’라는 표현을 처음 써서 주목을 받았다.(뉴시스 8월30일 송고기사 참조) 그전까지 저널은 ‘일본해’ 단독 표기가 원칙이었다.

그러나 이번에 톰슨 편집국장에 의해 동해 병기를 원칙으로 한다는 사실이 공식 확인됨으로써 기사는 물론, 일본해만 쓰여진 한반도 지도에도 변화가 있을 지 주목되고 있다. 미국의 주요 매체들이 사용하는 지도는 일본해가 표기된 미 국무성의 공식 지도를 기본으로 하고 있지만 USA투데이의 경우 동해를 일본해와 병기하고 있다.

WSJ의 동해 병기가 또 주목되는 것은 일본해보다 동해를 앞세웠다는 사실이다. 일본해를 단독 표기하던 상황에서 동해를 뒤에 붙이지 않고 앞에 썼다는 것은 사실상 동해가 올바른 원칙이라는 것을 묵시적으로 동의한 셈이다.

이철우 회장은 톰슨 국장에게 “한인 커뮤니티가 이번에 WSJ의 동해 병기에 대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이야기하자, 대다수 미국 언론이 이 이슈에 대해서 ‘Sea of Japan’을 고집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우리는 모든 이슈에 대해서 공정한 입장을 취하고자 하는 뜻에서 동해와 일본해를 병기했고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했다”고 전했다.

이 회장은 “한국인들은 ‘Sea of Japan’이 역사적 근거없이 일제 강점기에 일제에 의해서 일방적으로 이뤄진 조치이기 때문에 불공정하고 억울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특히 한인 커뮤니티는 일본해라는 표현을 볼 때마다 일제의 강점기가 떠올라 모멸감마저 느끼게 된다고 설명하자, 자신도 충분히 그 마음을 이해한다고 대답했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루퍼트 머독 회장의 월스트리트저널 인수 이후 한·일 관계에 대한 이해가 높은 호주 출신들이 상층부에 들어온 것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톰슨 국장은 한인 커뮤니티와의 만남과 한인 미디어와의 교류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표명했고,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서도 한번 만나보았는데 호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다음달 서울을 방문할 예정이라는 그는 한국 지사에는 특파원 1명을 포함해 5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톰슨 국장은 호주 출신 언론인으로 영국의 더 타임즈 편집국장을 역임했고 미독 회장의 저널 인수 이후 지난해 5월 마커스 브라우클리 국장 후임으로 편집국 수장에 올랐다. 현재 다우존스의 편집국장도 겸하고 있다.

한편 이날 터키 언론인과의 오찬 회동에서 톰슨 국장은 호주 출신으로서 받는 선입견과 반응들을 조크를 섞어 가면서 소개하고 인터넷과 아이폰 등 새로운 매체들의 등장과 경제 파동으로 유수한 언론매체들이 도산한 사실을 열거하면서, 현재의 경제 불황이 쉽지 않은 도전임을 솔직하게 토로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60억 달러 매출의 거대 기업으로 회사의 매출 규모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어렵고도 현실적인 목표"라면서 "월가의 금융 위기로 회사가 문을 닫고 사람들이 직업을 잃었지만 이런 특별한 상황이 WSJ에게는 새로운 발전과 도약의 기회를 가져올 것을 확신한다"고 자신했다.

또한 관심을 모은 뉴욕타임스와의 라이벌 의식을 솔직히 인정하면서, “뉴욕타임스는 가능한 워싱턴쪽의 기사를 늘리는데 반해서 우리는 국제판을 늘려서 많은 독자와 함께 매출을 신장시키는 차별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중국과 인도에 약 100여명의 직원을 파견하여 뉴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인터넷을 통한 미디어 사업도 확장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저널의 중국어판 인터넷신문은 가입자가 250만 명으로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고 전해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아직 인터넷 매체는 전체 매출에서 7분의 1이라며 인쇄 매체가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욕=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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