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아이가 세상과 관계맺는다는 것은…

  • 입력 2009년 5월 23일 02시 59분


◇관계/보리스 시륄니크 지음·정재곤 옮김/404쪽·1만5000원·궁리

엄마는 임신 6개월째부터 태아의 정신세계에 흔적을 남기며 애착관계를 형성한다. 반면 아빠는 아기가 낯을 가리기 시작하는 생후 6개월이 되어야 아빠로 인정받는다. 그것도 엄마가 아기를 안심시키며 “아빠야”라고 말해줌으로써 애착관계가 형성된다. 아빠는 아이의 정신세계에서 세 종류로 존재한다. 어머니 안의 아버지(생물학적 아버지), 어머니 주변의 아버지(어머니를 매개로 인정받는 아버지), 그리고 사회적 차원의 아버지다.

초기에 엄마와 애착 관계를 제대로 맺지 못하고 애정이 결핍된 아이는 제대로 사랑을 받고 자란 아이에 비해 자신을 희생하려는 욕망이 비정상적으로 강하다. ‘남다른 희생을 감수하면 남다른 사랑을 받을 것’이라는 심리다. 결핍 못지않게 과잉애착도 문제다. 프랑스의 신경정신의학자이자 비교행동학자인 저자는 “아이가 세상에 관심을 갖기 위해서는 사랑이 필요하지만 아이가 독립된 인격체로 성장하고 자기 바깥의 세계를 탐험하려면 바로 그 사랑이 죽어야 한다”고 말한다. 사회화의 필요성과 함께 아버지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애기다.

이 책은 엄마-아이-아빠를 중심축으로 관계의 다양한 면모와 애착 행동을 탐구했다. 침팬지, 갈매기, 오리 등 동물을 관찰한 실험 결과도 인용했다.

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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