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U프로그램 후원 인문사회분야 석학 10여명 국내 강단에

  • 입력 2009년 5월 11일 02시 58분


거대史-제도경제학 등 ‘한국 접목’
삼국지 동아시아 유입 따른 사회변화 살펴
신경교육학-디지털 선거 등 교육 언론 분야도
분쟁지역 경제원조-‘인간안보’ 등 다루기도

역사학 연구의 한 획을 그은 석학으로 평가받는 데이비드 크리스천 미국 샌디에이고대 교수는 6월 22일부터 이화여대에서 강의를 시작한다. 크리스천 교수는 1980년대 후반 ‘빅뱅(Big Bang)’부터 시작해 우주의 발전과 지구의 탄생, 인류의 출현과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상호작용까지를 모두 포괄하는 개념인 거대사(Big History) 연구의 창시자. 그는 교육과학기술부가 올해 시작한 ‘세계 수준의 연구중심대학(WCU)’ 프로그램의 후원으로 이화여대에서 석좌교수로 5년간 강의한다.

그 외에도 올해와 내년에 내한해 한국에서 3∼5년간 강의와 연구를 병행하는 인문사회 분야 석학은 10여 명이다. 인문학에서는 재일교포 학자 김문경 교토대 교수가 이달 말부터 성균관대 대학원에서 강의를 맡는다. 교토대 인문과학연구소장을 지내며 ‘동아시아의 책과 지식 유통의 역사’ 분야를 연구해온 그는 이번에 ‘삼국지의 동아시아 유입과 전파’를 주제로 강의한다. 14세기 나관중이 편찬한 삼국지연의가 한국과 일본 등 동아시아에서 어떻게 유입되고 유통됐으며 각 지역과 사회에 따라 그 의미가 어떻게 전파됐는지를 다룬다.

언어, 심리, 언론 분야 학자들도 있다.

9월 중순부터 전남대 영문과에서 강의하는 베른트 하이네 독일 쾰른대 석좌교수는 ‘언어 문법화(문법의 형성)’ 연구의 권위자. 아프리카어를 중심으로 언어의 변화 과정에 인간의 인지(認知)가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분석해온 그는 영국 왕립아카데미와 미국 스탠퍼드대, 일본 도쿄대 등 세계 10여 개 대학에서 강의해왔다.

9월부터 고려대 교육학과에서 강의하는 존마셜 리브 미국 위스콘신대 교수는 교육학적 시각에서 동기(Motivation)와 정서(Emotion)의 과학과 신경생물학의 융합을 시도하는 연구를 해온 학자이다. 그는 ‘신경교육학적 정서·동기 연구’ 등의 강의 외에도 각종 생리적 실험에서 나온 지표와 뇌 영상 자료로 정서와 동기를 분석하는 방법을 학생들에게 지도한다. 영남대 언론정보학과 강단에 서는 모리스 버기어 네덜란드 라드바우드대 교수와 그레그 엘머 캐나다 라이어슨대 교수는 각각 디지털 선거과정과 뉴미디어 정치를 전공한 학자들이다.

경제학에서도 최신 이론의 학자들이 국내에서 강의를 맡는다. 이르면 올해 2학기부터 서울대 경제학부 대학원에서 강의하는 쳉강수 홍콩대 교수는 최근 경제학에서 각광받는 제도경제학 분야의 선두주자다. 제도경제학은 정부와 법, 금융, 연구개발(R&D) 등의 경제외적 변수인 제도가 경제성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하는 학문.

올해 여름학기부터 연세대 경제학과 대학원 강단에 서는 최연구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경제학)는 ‘시장설계(market design)’를 주제로 강의한다. 제대로 된 시장이 형성되지 않은 탄소배출권, 학교 배정과 같이 돈으로 사고팔기 어려운 교육부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시장을 어떻게 설계할지 등을 다룬다.

10, 11월경 이화여대 국제대학원에서 강의할 예정인 바버라 스톨링스 미국 브라운대 교수(경제학)는 국제개발과 금융시장의 관계를 정치경제학적으로 분석해온 전문가. 유엔경제위원회(UNEC)에서 연구책임자로 활동하며 진행한 학제 간 연구 경험 등을 들려줄 예정이다. 함께 초빙된 서재정 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학대학원(SAIS) 교수는 전공인 ‘분쟁지역의 경제 원조’와 안보의 궁극적 대상을 인간으로 보는 ‘인간 안보’를 주제로 강의한다.

황장석 기자 suro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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