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성공 에너지가 된 슈퍼스타들의 성격장애

  • 입력 2009년 4월 4일 02시 55분


제어할 수 없는 충동, 사람에 대한 불신, 내면의 분열 등의 특징을 지닌 전형적인 자아도취성 성격장애의 사례로 꼽히는 클라우스 킨스키. 사진 제공 지안
제어할 수 없는 충동, 사람에 대한 불신, 내면의 분열 등의 특징을 지닌 전형적인 자아도취성 성격장애의 사례로 꼽히는 클라우스 킨스키. 사진 제공 지안
◇ 스타는 미쳤다/보르빈 반델로 지음·엄양선 옮김/308쪽·1만5000원·지안

악마적인 뱀파이어 백작, 미치광이 과학자, 토막 연쇄살인범, 광적이면서 신비한 매력을 지닌 혁명가 등 여러 배역을 완벽하게 연기한 독일 배우 클라우스 킨스키는 그 자신도 악마 같은 배우였다.

현실에서도 변덕스럽고 괴팍했던 그는 촬영장에서 수시로 광기를 폭발하는 것으로 악명 높았는데, 그런 그의 모습이 카메라에 잡혀 영화 속의 몇 장면으로 등장하기도 했다. 그 스스로도 “내가 연기한 영화 속 인물보다 실생활에서 나는 훨씬 더 나쁜 인간”이라고 말했다.

극단적인 자아도취자였던 그에겐 감독의 연기 지시는 헛소리일 뿐이었다. 빌리 와일더, 카를로 폰티, 클로드 를루슈 같은 거장 감독들을 서슴없이 미련천치, 구두쇠, 쥐새끼라고 불렀다. 독일 정부가 수여한 ‘독일 영화상 황금상’은 “수표가 들어 있지 않아서” 쓰레기통에 쳐 넣었다. 갖고 있던 자동차만 50대에 달했던 그는 자동차의 “재떨이가 꽉 차서” “여자가 지나갈 때 창문이 빨리 내려가지 않아서” 차를 바꿨다.

독일의 정신병리학자이자 괴팅겐대 의대 교수인 저자는 섹스와 마약, 온갖 사고가 끊이지 않는 충동적인 삶을 살았던 킨스키를 “자아도취성 성격장애를 가진 극단적 나르시시스트”라고 진단한다. 저자에 따르면 중증의 나르시시스트에게 어울리는 이상적인 직업은 연기자로 연극이나 영화배우에게 종종 찾아볼 수 있는 장애라고 말한다.

이 책은 로큰롤의 황제 엘비스 프레슬리부터 마이클 잭슨, 재니스 조플린, 휘트니 휴스턴, 빌리 홀리데이, 로비 윌리엄스, 메릴린 먼로까지 30명에 가까운 슈퍼스타의 삶을 살펴보고, 이들의 성격장애와 그들의 성공이 어떤 관계가 있는지 분석한다. 저자는 성격장애의 유형을 자아도취성, 반사회성, 세상이 자신을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생각하는 연극성 그리고 이 모든 특징이 혼합된 경계성 성격장애로 구분했다.

珦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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