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isure]럭셔리 걸… 최후의 만찬… ‘무한 변신’ 곰의 재주

  • 입력 2009년 3월 13일 02시 58분


《세상에서 가장 비싼 곰 인형이 있는 곳은? 순금으로 처리된 털과 목걸이에다 다이아몬드 사파이어로 장식된 눈 등 호화보석으로 장식된 곰 인형을 만날 수 있는 곳은? 세상에서 가장 작은 초소형 곰 인형이 있는 곳은? 세종대왕 이순신 링컨 간디 나폴레옹 등 위인들과 ‘최후의 만찬’ ‘모나리자’ ‘천지창조’ ‘생각하는 사람’등 명화를 패러디한 곰 인형을 마주칠 수 있는 곳은? 답은 제주 서귀포시 중문단지 안에 있는 ‘테디 베어 뮤지엄(Teddy Bear Museum)’이다. 곰 인형만 4000여 점을 전시하고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곰 인형 박물관이다.》

■ ‘곰들의 경연장’ 제주 테디 베어 뮤지엄

지난해 62만명 다녀간 서귀포 명소

드라마 ‘궁’에 등장… 中관광객 늘어

세계 최고가 2억원 넘는 곰도 보유

서울 남산-파주 헤이리에도 박물관

‘테디 베어’는 미국 26대 대통령인 시어도어 루스벨트(Theodore Roosevelt)의 애칭인 테디에서 따온 이름. 1902년 곰 사냥에서 한 마리도 잡지 못한 대통령을 위로하기 위해 보좌관이 새끼 곰을 생포해 왔으나 대통령은 정당치 못한 일이라며 쏘지 않고 풀어준다.

이 일화가 워싱턴포스트지 한 컷 만평에 실렸고, 대통령의 페어 플레이는 미국 전역에 알려지게 된다. 이에 뉴욕에서 잡화상을 하는 모리스 미첨이 자신이 만든 곰 인형을 테디 베어로 이름 붙이자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기 시작한다.

이후 유럽에서도 이 얘기를 소재로 만든 곰 인형을 만들게 되고, 테디 베어는 곰 모습을 한 봉제완구를 통칭하는 보통명사가 된다. 국내에서도 온 국민의 애도 속에 선종한 김수환 추기경의 침대 머리맡에 테디 베어가 놓여 있었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봉제완구 제조 수출업체인 ㈜제이에스앤에프가 2001년 4월 건립한 ‘테디 베어 뮤지엄’은 중문 앞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전망 좋은 곳에 위치한 데다 다채로운 기획 전시로 일약 제주도의 명물이 됐다. 대지 1만3530m²(약 4100평), 연건평 4290m²(약 1300평 규모). 가족과 연인을 포함해 지난해 62만 명이 방문하는 등 누적 방문객이 376만여 명에 이른다. 특히 드라마 ‘궁’에 등장함으로써 한류 열풍이 불어 최근에는 중국 관광객이 크게 늘었다.

프랑스 파리 루브르박물관 입구인 피라미드를 연상케 하는 초대형 유리 콘(cone)을 따라 들어가면서 환상의 세계가 펼쳐지기 시작한다. 테디 베어 100년의 변천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역사 전시관’에는 찰리 채플린의 ‘모던 타임스’, 아폴로 13호의 달 착륙, 중국 진시황의 병마용 발굴, 독일 베를린 장벽 붕괴 장면 등이 재현돼 있다.

‘예술관’에는 테마별 테디 베어가 등장한다. 곰돌이 푸우, 패딩턴, 루퍼트, 머피 등 다양한 캐릭터와 패션쇼 결혼식 장면 및 위인 등을 재현한 테디 베어 등과 만날 수 있다. 키가 10cm 미만인 미니어처 테디 베어 250여 점은 보면 볼수록 깜찍하다. 돋보기를 통해서만 볼 수 있는 4.5mm의 초소형 테디 베어는 기네스북에 올라 있다. 명화를 패러디한 앙증맞은 테디 베어들을 모아둔 갤러리 코너에서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세계에서 가장 비싼 테디 베어’. 이 회사 김정수 회장이 2000년 모나코 자선경매에서 일본인과 치열한 경합을 벌인 끝에 2억3000만 원에 낙찰 받은 ‘루이비통 테디 베어’다. 루이비통 옷과 가방 모자로 치장한 모습이 귀티가 난다.

또 세계 톱 클래스 아티스트들이 제작한 걸작 곰 인형들을 모은 코너도 있다. ‘궁 zone’에는 드라마 ‘궁’의 주인공을 형상화한 인형과 주인공 ‘이신’의 분신이나 다름없는 ‘알프레드 베어’가 전시돼 있다.

실외로 나가면 ‘테디 베어 숲’이 있다. 1950년대 폰티액 자동차와 당시 건축물을 세트로 꾸민 원형 광장과 매시 30분마다 테디 베어 신랑 신부가 아기 곰 천사들의 축하를 받으며 결혼식을 올리는 ‘사랑의 샘’, 공장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테디 베어를 재현한 ‘테디 베어 팩토리’, 분수에서 떨어지는 물로 샤워를 하는 북극곰, 바비큐를 만들어 먹으며 피크닉을 즐기는 테디 가족 등이 북적댄다.

테디 베어 뮤지엄은 현재 전 세계에 10여 곳이 있으나 한국이 규모, 수준, 소장품 수 등에서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제이에스 측은 제주 테디 베어 뮤지엄의 성공적 운영에 자신을 얻어 2008년 5월과 12월 경기 파주시 헤이리마을과 서울 남산 N서울타워에 지역 특성을 살린 테디 베어 뮤지엄을 열었다. 올해는 하와이 와이키키에 테디 베어 월드를 개관할 예정.

한편 지난 2년 반 동안 서울 부산 대구 광주 전주 창원 경주에서 ‘Teddy & Friends Around The World In A Day 순회전’을 열어 성황을 이뤘다. 올해는 대전에 이어 7∼10월 세계도시축전이 열리는 인천 송도에서 대규모 전시를 연다.

지난 25년간 테디 베어를 주축으로 한 완구 수출에 매진해 온 제이에스 김 회장은 “테디 베어에 관한 한 세계 최고의 기술과 노하우를 갖고 있는 업체로서 한국인이 만든 테디 베어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제주=오명철 전문기자 osc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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