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여자는 안다, 남자가 뭘 원하는지…‘유혹의 역사’

  • 입력 2009년 2월 21일 03시 02분


◇ 유혹의 역사/잉겔로레 에버펠트 지음·강희진 옮김/344쪽·1만3800원·미래의창

“만남 초기에 여자들은 순진한 척, 아무것도 모르는 척, 남자가 자기 몸에 관심을 보인다 하더라도 전혀 눈치채지 못하는 척, 그것이 자신이 의도한 바가 절대 아닌 척한다. 그러나 진실은 그렇지 않다. 여자들은 남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기 위해 온갖 노력을 총동원한다.”

미리 얘기하자. 이 책은 독일 여성 성의학자이자 문화인류학자가 썼다. 이렇게 밝혀두는 것은, 위 인용문에서 보듯 이 책은 매우 도발적이고 아무리 명망 높은 이라도 저자가 남성이었다면 ‘남성우월주의자’로 낙인찍힐 법한 위험한 발언이 넘쳐나기 때문이다.

저자에 따르면 여성은 세상에서 ‘사냥꾼을 기다리는 유일한 먹잇감’이다. 아담과 이브 이래로 여성은 왜 남성들이 자신을 쳐다보는지, 왜 친절하게 구는지 알고 있다. 배우거나 머리로 아는 게 아니다. ‘날 때부터’ 여성은 알고 있다. 유혹은 본능이다.

이쯤 되면 자주 듣던 반박도 나오리라. 저자가 만난 여대생은 말했다. “난 오로지 나 자신을 위해 화장해요. 누구에게 잘 보이려고 꾸미는 게 아니에요.” 충분히 그럴 수 있다. 그런데 책은 이런 문구가 덧붙었다. “이 인터뷰는 공공 도서관에서 이뤄졌다. 화장과 의상 때문에 특별히 눈에 띄었기 때문에 다가가서 인터뷰했다.”

하지만 저자가 보기에 이는 당연한 일이다. 남성이 여성을 소유하려는 욕심만큼 여성이 남성을 유혹하는 마음 역시 ‘성공적인 번식’, 즉 종족 보존을 위한 본능이기 때문이다. 인간의 본질적 욕망인 성욕도 마찬가지다. “인간이 쾌락 때문에 성관계를 맺는다는 생각은 거대한 착각이요 순진함의 발로다. 재미가 있어서 섹스를 즐긴다기보다는 섹스가 재미있게 느껴지는 이유가 자연의 ‘조작’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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