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聖人으로 추대하자” 목소리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2월 21일 02시 59분



테레사 수녀도 순교없이 인정… 절차 까다로워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의 선종 이후 추모 열기가 확산된 가운데 김 추기경을 성인으로 추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가톨릭 신자인 원로 조각가 최종태 씨는 20일 “김 추기경은 평생의 말씀과 행동, 신앙 면에서 성인의 반열에 오를 수 있는 분으로 생각한다”며 “가톨릭뿐 아니라 국민적인 관심을 반영해 서울대교구가 김 추기경의 성인 시성에 적극 나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가톨릭에서 시복시성(諡福諡聖)은 특별히 덕행이 뛰어났던 사람들이 죽은 뒤 복자(福者)나 성인으로 추대하는 것을 가리킨다. 복자는 해당 교구 차원, 성인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것이다.

시복시성 절차는 사후 5년이 지난 뒤 복자를 신청할 수 있으며 엄격한 심사를 거쳐 복자가 되면 성인을 신청할 수 있다.

한홍순 한국천주교평신도사도직협의회장은 “테레사 수녀의 경우 1997년 타계한 뒤 2년 만에 교황의 인정을 통해 심사에 들어가 복자가 된 적 있다”며 “서울대교구 차원에서 본격적으로 논의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복시성 개시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역시 2005년 선종 직후부터 시복시성 절차가 시작됐으나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2008년 6월 “요건을 갖췄는지 더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내 가톨릭계의 경우 1984년 요한 바오로 2세가 방한했을 때 순교자인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 등 103위가 순교성인으로 인정됐다.

한국 가톨릭계는 이후 두 번째 신부인 최양업 토마스 신부를 비롯해 25명의 시성을 추진하고 있다.

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선종 2, 3년뒤 새 추기경 임명… 국가별 정원 없어

■ 세번째 한국인 추기경 탄생할까

김수환 추기경의 선종 이후 한국 가톨릭은 어떤 변화를 맞게 될까.

최초의 한국인 추기경인 김 추기경과 2006년 임명된 정진석 추기경의 뒤를 이을 세 번째 한국인 추기경에 대한 관심이 이는 가운데 김지영 교황청 주재 한국대사는 20일 “한국 천주교계의 관심과 기도가 한국에서 새로운 추기경이 탄생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사는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 시사프로그램 ‘열린 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해 “교황청 관례를 보면 은퇴 추기경에 대한 후임은 없다고 보는 것이 맞다”면서도 “교황께선 추기경 선종으로 인원이 줄면 그 수를 감안해 적절한 시기에, 다시 말해 대체로 2, 3년 만에 추가로 추기경을 임명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한국에 두 분의 추기경을 둬야 한다는 정원 개념은 없지만 한국 천주교계가 교황청에 계속 요청하고 교황께서 이를 인정하면 새로운 추기경이 탄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추기경은 로마교구의 대표자로서 교황 선출권을 가지며 교황의 자문기관인 추기경단을 구성해 교황을 대리해 특정 지역을 방문할 수도 있다. 추기경은 각 나라 교구의 대표성을 갖고 있으며 교황의 선발로 임명된다. 종신직이지만 75세 이상이 되면 김 추기경의 경우처럼 모든 보직에서 물러나 추기경의 지위만 유지한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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