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문화계 이슈]<4>문학-출판

  • 입력 2009년 1월 8일 02시 58분


2008년 볼로냐 아동도서전 때 전시장에 설치된 한국 부스. 올해 이 도서전의 주빈국인 한국은 300㎡의 주빈국관과 400㎡의 한국관 등 2개 전시관을 운영하며 한국 아동도서와 그림들을 전시한다. 사진 제공 대한출판문화협회
2008년 볼로냐 아동도서전 때 전시장에 설치된 한국 부스. 올해 이 도서전의 주빈국인 한국은 300㎡의 주빈국관과 400㎡의 한국관 등 2개 전시관을 운영하며 한국 아동도서와 그림들을 전시한다. 사진 제공 대한출판문화협회
《2009년 문학계는 일간지, 온라인 연재 등을 마친 인기 작가들의 기대작들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기형도 시인 20주기를 비롯해 올해 탄생 100주년을 맞은 문인들을 기리는 행사도 다양하게 진행된다.》

“인기작가 연재작 줄줄이 출간대기” 설레는 문단

■ 장편소설 붐 기대 문학계

장편소설 연재가 온·오프라인에서 본격화함에 따라 올해 문학계는 장편소설에서 풍성한 수확이 기대된다. 동아일보가 5일부터 연재중인 김탁환 정재승 교수의 ‘눈먼 시계공’은 국내 최초로 소설가와 과학자가 함께 쓰는 테크노스릴러로 주목받고 있다. 미래 과학지식에 인문학적 상상력을 더해 미래 사회를 추리 형식으로 그려내는 이 소설은 연재가 끝나자마자 단행본으로 나온다.

온라인 연재 중인 작품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청각장애인학교의 집단 성폭력 사건을 다룬 공지영 작가의 ‘도가니’는 포털사이트에서 연재를 마치는 상반기 중 책으로 나온다. 처음으로 미스터리를 시도한 정이현 작가의 ‘너는 모른다’, 다이어트 리얼리티 쇼에 참가한 여성의 이야기를 다룬 백영옥 작가의 ‘다이어트의 여왕’, 박민규 작가의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이기호 작가의 ‘사과는 잘해요’도 인터넷 연재가 끝나면 곧장 출간된다.

문학지에 연재 혹은 전재된 소설들도 단행본으로 출간된다. 계간 ‘세계의 문학’은 봄호부터 김이설 이홍 황정은 작가 등의 작품(원고지 500장 분량)을 전재하고 이를 단행본으로 묶어내는 시리즈를 시작한다. 소설전문 계간지 ‘자음과 모음’에 연재 중인 이승우 하성란 권지예 작가의 장편과 문학동네에 연재 중인 박범신 작가의 ‘고산자’도 하반기 중 단행본으로 나온다. 김훈 작가도 신작 장편을 상반기 중에 낼 예정이며 김연수 한강 박상우 백가흠 오현종 김사과 작가도 장편을 준비 중이다.

작고한 문인들을 기리는 추모행사도 이어진다. 올해는 한 권의 유고 시집 ‘입속의 검은 잎’으로 여전히 문청의 감수성을 울리는 기형도(1960∼1989) 시인의 20주기다. 문학과지성사에서 ‘기형도 기념문집’을 출간하고 계간 ‘문학과사회’ 여름호에 시 세계를 조명하는 특집을 기획한다. 낭독회, 문학의 밤 행사 등도 준비 중이다.

충남 부여군에서는 ‘껍데기는 가라’의 신동엽(1930∼1969) 시인 40주기를 맞아 신동엽 문학관 착공식과 함께 신동엽 문학제를 연다.

또 올해는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 ‘천변풍경’ 등으로 1930년대 모더니즘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소설가 박태원(1909∼1987)이 탄생한 지 100주년이 된다. 구보학회는 서울 청계천 문화관에서 친필 서신, 원본 작품 등 유품 전시회를 열고 심포지엄을 개최한다. 대산문화재단과 한국작가회의에서도 소설가 박태원, 문학평론가 김환태 등 탄생 100주년을 맞은 문인을 중심으로 문학제를 진행한다. 홍성원 1주기 추모 문집, 조태일 시인 10주기 기념 전집 등도 발간된다.

한편 불황으로 인해 해외작가 교류 등 해외 문학 관련 행사들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대산문화재단 곽효환 사무국장은 “올해 추진하려고 했던 한미 작가교류가 금융위기, 고환율로 인해 계류 중이며 2010년 개최 예정인 서울국제문화포럼도 한 해 미뤄야 할 형편”이라고 말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상반기 정부 독서진흥사업에 큰 기대

‘볼로냐 도서전’ 주빈국… 아동도서 해외판로 개척

■ 불황 탈출 안간힘 출판계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한국 출판계는 올해 국내외에서 열리는 도서전과 정부의 독서 진흥 정책을 등에 업고 불황에 맞설 계획이다.

상반기의 가장 큰 관심사는 3월 23∼26일 이탈리아 볼로냐에서 열리는 ‘볼로냐 아동도서전’이다. 한국이 올해 이 도서전의 주빈국이기 때문이다. 1972년부터 매년 열리는 이 도서전은 아동도서 저작권을 전문적으로 다룬다. 지난해 전시회 때는 69개국 1300여 개 출판사가 참가했고, 5000여 명이 전시장을 찾았다.

한국에선 이번 전시회에 31개 출판사가 참가해 아동도서 저작권의 해외 판로를 개척한다. 고경숙 이수지 이억배 정승각 한병호 씨 등 국내 원화(原畵) 화가들의 작품을 전시해 화가들의 해외 진출도 적극 모색할 계획이다. 대한출판문화협회는 도서전 기간에 맞춰 3월 23일부터 4월 초까지 볼로냐 시내 곳곳에서 △한국의 생활을 알리는 글과 그림 전시 △한국의 박물관, 미술관 도록 전시 △한국 영화 상영 행사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5월 서울에서 열리는 서울국제도서전의 조직위원회는 지난해 처음 도입한 주빈국 행사를 더욱 내실 있게 치르기 위해 올해 주빈국인 일본의 비중 있는 작가 초청에 공을 들이고 있다.

출판계는 또 상반기에 윤곽을 드러낼 정부 부처와 각 시도의 독서진흥사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 보건복지가족부 국방부 등 관계 부처와 지방자치단체는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가 밝힌 ‘독서문화진흥기본계획’에 따라 시행계획을 만드는 중이다. 백원근 한국출판연구소 책임연구원은 “독서라는 게 개인이 선택하는 일이긴 하지만 정부와 지자체가 앞장서서 책 읽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한다면 출판 시장 활성화에 적잖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정원 한국출판인회의 회장도 “올해 출판계에서 가장 중점을 두는 일은 독서 진흥”이라고 말했다. 출판인회의는 지난해 시작한 독서 진흥 운동인 ‘북리펀드’ ‘독서대학’ 사업을 확대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이 회장은 밝혔다. 이 회장은 또 “출판 시장 활성화를 위한 출판진흥기구 설립은 정부와 출판계의 공감대가 충분히 형성됐고 여건이 성숙돼 올해는 가시적 결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올해 출판 경향에 대해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소장은 “경기 침체로 경제 경영서 비중은 줄고 인문 및 사회과학서가 상대적으로 늘 것으로 보이며, 구매력이 있는 40대 여성을 겨냥한 책이 많이 나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금동근 기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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