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레이터 MS. 박의 라이브 갤러리] 뉴미디어 홍수…미디어아트의 도전

  • 입력 2008년 9월 30일 08시 23분


요즘 미술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접하게 되는 용어가 있는데 바로 ‘미디어 아트’(media art)다. 현재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서울국제미디어아트비엔날레 같은 미디어 아트 전시는 오늘날 미디어 아트의 현주소를 대중들에게 알려준다는 점에서 미술계 안팎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미술문외한이나 혹은 미술에 관심을 막 갖기 시작한 사람들에게 ‘미디어 아트’란 말은 낯설지 모른다. 사실 우리의 일상은 이미 인터넷, 신문, 텔레비전, 광고, 책 등의 여러 미디어들과 접촉하면서 그 속에 파묻혀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디어’와 ‘아트’가 나란히 붙게 되면 무언가 익숙하지 않은 느낌을 갖게 된다.

정보화시대에 미디어는 우리 삶에 있어서 필수불가결한 존재이다. 이 칼럼을 신문이나 인터넷을 통해 읽는 순간조차에도 당신은 미디어와 접촉하고 있다. 미디어 아트는 바로 우리 일상과 불가분의 관계에 놓인 미디어의 이러한 특성에 착안하여 탄생한 비교적 최근의 미술 장르라 할 수 있다.

미디어 아트는 책이나 잡지, 만화, 포스터, 음반, 사진, 영화, 라디오, 텔레비전, 비디오 그리고 최근 인터넷까지 대중의 삶에 파급효과가 큰 매체들을 사용해서 제작된다.

일례로 비디오 아트의 창시자인 백남준(1932∼2006)은 1960년대 대중의 가정에 보급되기 시작했던 텔레비전과 비디오를 작품의 재료로 사용하여 갤러리나 미술관에서만 통용되는, 다시 말해 대중의 일상과 격리된 제한적 의미의 예술작품에 따끔한 일침을 가하였다.

사실 백남준의 경우처럼 예술 작품을 대중의 삶과 상호교류하려는 의지가 어제 오늘의 일만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의지가 대중의 삶과 잘 융해되지 않는 까닭은 새로운 기술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미디어 아트 말고도 게임이나 인터넷, 그리고 근래에 각광받는 사용자가 직접 제작하는 컨텐츠인 UCC와의 경쟁에서 선두를 차지하기가 그만큼 어렵기 때문이다.

이 맥락에서 오늘날 기술 진보로 탄생하는 새로운 미디어를 작품제작에 사용하는 작가들의 고민은 과거 붓으로 캔버스에 그림을 그리는 작가들의 고민보다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게다가 오늘날 인터넷과 같은 뉴미디어를 통해 누구나가 미술작품을 자기식대로 해석하고, 비평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는 사실은 작가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뉴미디어 시대 미술가들은 과거 미술과 대중과의 소통이라는 구호식 캐치프레이즈에서 벗어나 비로소 그것의 실제 시험대에 놓이게 되었다.

박 대 정

유쾌, 상쾌, 통쾌 삼박자가 맞아

떨어지는미술 전시를 꿈꾸는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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