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학]“종교와 과학은 공존할 수 있을까”

  • 입력 2008년 8월 30일 02시 59분


◇ 왜 다윈이 중요한가/마이클 셔머 지음·류운 옮김/319쪽·1만5000원·바다출판사

‘단순한 시작에서부터 지극히 아름답고 경이롭게 무수한 꼴들로 진화해 왔고 지금도 진화하고 있다는 이 생명관에는 장엄미가 있다.’(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에서)

회의주의 학회 설립자이자 과학 저널 ‘스켑틱’ 편집장인 저자는 2004년 6월 한 달 동안 갈라파고스 제도로 떠났다. 150여 년 전, ‘종의 기원’을 발표하며 진화론을 주장했던 찰스 다윈의 발자취를 더듬기 위해서였다.

메마른 땅에서 수백만 년간 적응해 살아남은 생명체들을 보며 저자는 생명이 신으로부터 비롯됐다는 ‘지적 설계론’의 허구를 살핀다. 지적 설계론은 ‘생명이 지적 설계자를 통해 처음부터 완전한 모습으로 돌연히 시작됐다’는 주장이다.

이 책은 ‘왜 사람들은 이상한 것을 믿는가’를 쓴 저자의 최신작이다. 저자는 리처드 도킨스, 스티븐 제이 굴드 씨와 함께 사이비 과학, 창조론, 미신에 반대해 왔다. 이 책에서도 과학의 허울을 쓰고 근거 없는 믿음을 강요해 왔다며 창조론과 지적 설계론을 조목조목 고발한다. 이를테면 “길 가다 우연히 발견한 땅바닥 위 시계를 보고 설계자를 떠올린다”는 지적 설계론자의 사고가 “우리의 코는 안경을 쓰게끔 만들어져 있고, 그래서 안경이 있는 것이다”라는 주장과 같다는 것이다.

다만 ‘만들어진 신’으로 종교와 전면전을 선포한 도킨스 씨와 달리, 저자는 종교와 과학은 공존할 수 있다며 “기독교 신자들도 다윈주의자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지질학 고생물학 비교해부학 분야의 최신 연구를 통해 진화론을 뒷받침하는 증거들이 다양하게 수록돼 있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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