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296>天生我材必有用

  • 입력 2007년 11월 21일 03시 00분


코멘트
生(생)은 낳아 주다의 뜻이다. 材(재)는 才能(재능)이나 인재를 의미한다. 材木(재목)이나 材料(재료)의 뜻과 바탕 또는 素質(소질)의 뜻도 있다. 必有用(필유용)은 반드시 쓰임이 있다는 말이다. 用(용)은 쓰다 또는 부리다의 뜻에서 登用(등용)한다는 뜻도 나온다. 옛날에는 관료로의 등용이 주된 희망이고 목표였으니 여기서도 그 점을 염두에 둔 것일 수 있다. 다만 오늘날은 개인의 소질이 대단히 광범위하게 빛을 발하는 시대이니 옛날과는 상황이 퍽이나 다르다.

술 좋아하고 낭만적인 시인으로 유명한 李白(이백)은 친구와의 술자리에서 다음과 같이 勸酒歌(권주가)를 지어 읊었다. “인생은 득의할 때 마음껏 즐겨야 하니, 금 술잔이 빈 채로 달을 대하게 하지 마시오. 하늘이 내게 재능을 주었으니 반드시 쓰임이 있을 것이며, 재물이란 다 흩어졌다가도 다시 돌아오리라.” 또 “한번 마시면 모름지기 300잔은 마셔야 한다”는 구절은 애주가의 호기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하늘이 내린 재능을 지닌 자신이 반드시 잘 쓰이리라는 이 말은, 풀이하기에 따라서는 운명에 맡기려는 안일한 자세나 좌절한 상황에서의 自慰(자위)로 볼 수 있다. 일견 소극적으로 보일 수도 있는 이 말은 오히려 그의 목표 달성에 대한 강한 신념과 자부심을 보여준다.

하나의 구절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이는 적극적으로 풀이한다. 진정 스스로를 아끼고 믿는 이라면 바로 그렇게 풀이할 것이다. 그런 사람이 또 남의 아낌을 받고 믿음을 얻을 수 있다. 진정한 낙천성은 일시적인 현실안주나 타협에서 오기보다는 자아에 대한 확고한 긍정에서 온다. 그것은 목표달성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 ‘將進酒(장진주)’라는 노래에 보인다.

오수형 서울대 교수·중문학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