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미소… 문자향이 흐르는 캠퍼스

  • 입력 2007년 10월 23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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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박물관 中불교조각展

이대박물관선 한국시서화展

대학 캠퍼스에서 만나는 중국 불교미술과 한국 전통 시서화(詩書畵).

서울대박물관이 마련한 ‘중국 불교조각 1500년-불상, 지혜와 자비의 몸’은 중국 불상의 전모를 살펴볼 수 있는 전시다. 대만국립역사박물관과 함께 주최한 이 전시에는 대만의 사립 미술관과 개인이 소장하고 있는 중국 불상 60여 점이 전시된다. 중국 남북조 시대부터 청대까지 약 1500년에 걸친 중국 불상의 역사와 조형적 사상적 특징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

특히 눈여겨볼 작품은 6세기 북제의 반가사유상. 우리의 삼국시대 반가사유상과 긴밀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가늘게 뜬 눈, 날렵하게 뻗은 콧날, 입가의 옅은 미소, 넓게 각이 진 턱선 그리고 전체적인 자세를 보면 우리의 국보 118호 고구려 금동반가사유상(6∼7세기, 평양 출토, 삼성미술관 리움 소장)과 매우 흡사하다. 차이가 있다면 북제의 반가상은 돌로 만들어졌고 목걸이와 구슬을 걸치고 있는 반면 국보 118호 반가상은 금동으로 만들어졌고 아무 것도 걸치지 않았다는 점. 삼국시대 반가사유상이 북제의 이 같은 반가사유상 양식을 받아들여 발전해 나갔음을 보여 주는 중요한 유물이다.

이 밖에 부처상 보살상 나한상 천왕상 등 다양한 불상을 통해 중국 불교미술의 미감을 감상할 수 있다. 12월 22일까지. 일, 공휴일 휴관. 02-880-5333

서울 이화여대박물관에서 열리는 ‘문자-운필에 흐르는 예(藝)’는 조선시대 시서화의 매력을 보여 주는 전시다. 시구를 담고 있는 그림 도자기 가구와 서예 작품을 전시한 ‘서(書)와 예(藝)’ 코너, 역사적 사실 등을 기록한 금석(金石), 그림, 서적 등을 전시하는 ‘의(意)와 사(史)’ 코너로 구성된다.

전시작 100여 점 가운데 먼저 소개할 만한 것은 명성황후가 종이에 쓴 ‘一片丹忠(일편단충)’이란 글씨. ‘한 조각 붉은 충성심’이라는 뜻으로, 세련된 서체는 아니지만 격동기 명성황후의 당당한 의기가 전해 오는 작품이다. 보물로 지정된 6세기 말 고구려 평양성 돌도 관심을 끈다. 평양성 건축공사 책임자, 공사 일자, 책임 구역 등을 새겨 놓은 돌로, 평양성 연구에 매우 귀중한 자료다. 그 서체는 강건하고 약동감이 넘쳐 당시 고구려의 기상을 잘 보여 준다. 이화여대박물관에선 이 밖에 ‘한국 현대미술 속의 인물들’ ‘조선시대 반가의 일상’ 전시도 함께 열린다. 12월 29일까지. 일, 공휴일 휴관. 02-3277-3152

이광표 기자 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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