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275>採玉者破石拔玉, 選士者棄惡取善

  • 입력 2007년 10월 23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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採(채)는 따거나 뜯거나 캐낸다는 뜻이며, 수집한다는 뜻도 있다. 또 고른다는 뜻이 있으니 採擇(채택)은 골라서 가려 뽑는 일이다. 破(파)는 깨뜨리다 또는 부수다의 뜻이다. 破鏡(파경)은 거울을 깬다는 뜻인데 부부의 금실이 좋지 않아 이별하는 일을 비유한다. 拔(발)은 뽑아낸다는 뜻으로 拔齒(발치)는 이를 뽑는 것이다. 選拔(선발)에서처럼 가려 뽑는다는 뜻도 있다. 拔群(발군·여럿 중에서 특별히 뛰어남)에서는 빼어나다는 뜻으로 쓰였다.

選(선)은 가려 뽑는다는 뜻이다. 士(사)는 선비 또는 지식인을 뜻한다. 남자나 관리 또는 병사를 뜻하기도 한다. 여기서는 인재의 뜻이다. 棄(기)는 버린다는 뜻으로 뒤의 取(취)와 상대적인 뜻이다. 廢棄(폐기)는 쓰지 않고 버림을 뜻하고, 棄兒(기아)는 어린애를 버림 또는 버려진 어린애를 의미한다. 惡(악)은 악하다는 뜻으로 뒤의 善(선)과 상대적인 뜻이다. 흔히 단점이나 나쁜 점을 뜻한다. 미워한다는 동사로 쓰이면 ‘오’로 읽는다. 善(선)은 장점이나 훌륭한 점을 가리킨다.

옥을 채취하려면 돌을 깨어 쓸모없는 것을 제거해야 한다. 그리고 다시 갈고닦는 과정이 필요하다. 인재의 선발도 그러해서 그가 지닌 장점을 먼저 취하고 단점을 제거하며 단련시키면 된다. 요점은 맡길 일에 따라 그가 지닌 장단점의 경중을 가리는 일이다.

천리마도 보통 말보다 못한 면이 있고, 천재도 범인보다 못한 점이 있다. 그런데도 그가 귀한 것은 그가 수행할 수 있는 남다른 능력이 있어서이다. 약점을 버리고 장점을 취한다는 말이 현실적인 이유는 장점만 있는 이들은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王充(왕충)의 ‘論衡(논형)’에 보인다.

오수형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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