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274>臨淵羨魚, 不如退而結網

  • 입력 2007년 10월 22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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臨(림)은 내려다본다는 뜻이다. 윗사람이 아랫사람을 대한다는 뜻도 있고 다스린다는 뜻도 있다. 어느 곳에 이르거나 접근한다는 뜻도 있다. 枉臨(왕림)은 남이 자기에게 옴을 높이는 말이다. 淵(연)은 못을 가리키는데 깊다는 뜻도 지닌다. 深淵(심연)은 깊은 못이다. 또 근원이라는 뜻이 있으니 淵源(연원)은 물의 근원이라는 뜻으로 사물의 본원을 비유한다.

羨(선)은 부러워한다는 뜻이며, 탐내다 또는 사모한다는 뜻도 있다. 羨望(선망)은 부러워하며 바란다는 뜻이다. 不如(불여)는 앞의 것이 뒤의 것보다 못함을 의미한다. 退(퇴)는 진퇴(進退)에서처럼 물러난다는 뜻이다. 而(이)는 뜻이 없이 앞과 뒤의 말을 이어주며 순접과 역접의 경우에 모두 쓰인다.

結(결)은 맺는다는 뜻이다. 結繩(결승·문자가 없던 시기에 기록을 위해 새끼를 매듭지음)이나 結交(결교·교분을 맺음)처럼 쓰인다. 結實(결실)에서처럼 열매를 맺거나 結論(결론)에서처럼 마무리를 짓는다는 뜻도 있다. 또 團結(단결)에서처럼 하나가 된다는 뜻과 凝結(응결)에서처럼 굳어진다는 뜻도 있다. 網(망)은 그물을 가리킨다. 또 法(법)을 의미하기도 한다. 網開三面(망개삼면)은 법이 관대함을 비유하는 말인데 湯(탕)임금이 사냥할 때 그물의 세 면을 열어놓은 데서 유래하였다.

아무런 준비 없이 얻어지는 것은 없다. 차근차근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을 먼저 마련해야 한다. 그물도 없이 고기만을 탐내다가는 맛을 보기는커녕 물속에서 허덕이기 일쑤이다. 헛된 바람으로 끝나지 않고 나아가 화를 초래할 수 있다. 진학을 하든, 사업을 하든, 정치를 하든 마땅한 준비 없이는 수확을 기대할 수 없다. ‘漢書(한서)’에 보인다.

오수형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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