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감청자 50점 겸재 ‘금강전도’ 가을 나들이

  • 입력 2007년 10월 10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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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미술관 리움 개관 3주년… 전시작품 대거 교체

《고미술과 근현대미술 명품이 공존하는 곳, 삼성미술관 리움(서울 용산구 한남동)이 2004년 10월 개관한 이래 3주년을 맞았다. 지금까지 관람객은 약 42만 명. 리움은 이를 기념해 고미술 50여 점과 근현대미술 20여 점 등 상설 전시작품을 대거 교체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고미술 상설전시실인 뮤지엄1의 청자실 전시품. 작품을 모두 고려 상감청자로 교체해 특별전 형식으로 꾸몄다.》

국보 220호 뚜껑 있는 청자상감 용 봉황무늬 대접, 보물 1309호 청자상감 모란무늬 바리때, 보물 1447호 청자상감 새 꽃무늬 판, 청자상감 구름 학무늬 매병, 청자상감 모란무늬 항아리 등 고려 때의 상감청자 명품 50여 점을 선보인다. 이 가운데 40여 점이 교체된 것이며, 처음 공개되는 작품도 있다.

상감기법은 도자기 표면을 파내고 흙을 집어넣어 무늬를 표현하는 방식으로, 세계 도자사에서 고려청자가 유일하다. 먼저 흙으로 그릇을 만들어 초벌구이를 한 뒤 칼을 이용해 그 표면에 원하는 무늬를 선으로 파낸다. 거기에 백토(白土)나 자토(紫土)를 메워 표면을 깔끔하게 다듬은 뒤 유약을 바르고 구우면 상감청자가 완성된다. 백토는 흰색으로, 자토는 검은색으로 나타난다.

국보 220호 대접은 뚜껑과 받침 수저가 완벽하게 갖춰진 보기 드문 고려청자. 조형미는 물론이고 표면의 다양한 상감기법이 뛰어난 명품이다. 뚜껑에 붙인 다람쥐 모양의 꼭지도 재미있다.

청자에 나타나는 모란은 부귀영화에 대한 고려인들의 기원을, 학과 구름은 투명하고 고고한 정신세계를 상징한다. 특히 고려청자의 비색(翡色)을 배경으로 아름답게 날갯짓을 하고 있는 학을 보면 평화로운 신선의 세계에 온 듯한 느낌이 든다.

회화실에선 겸재 정선의 국보 217호 ‘금강전도’(1734년 제작)를 선보인다. 리움 소장품 가운데 걸작으로 꼽히는 이 그림은 1년에 한 달 이상 전시된 적이 없는 작품. 이번 전시에서 꼭 봐야 할 문화재다.

근현대미술실인 뮤지엄2는 김홍주 노상균 씨 등 한국 중견 작가들의 작품을 많이 선보여 한국 미술의 비중을 높였다. 최근 경매에서 상한가를 기록하고 있는 배병우 씨의 ‘소나무’도 전시한다.

외국 근현대 전시실은 영국의 행위미술가 길버트와 조지의 대작 ‘열 둘’을 비롯해 프랑스 앵포르멜 작가 장 뒤뷔페, 미국의 추상표현주의 작가 윌럼 드 쿠닝, 독일의 개념미술 작가 레베카 호른의 작품을 새로 전시한다. 뮤지엄1의 입구 벽에는 미국의 대표적 미니멀리스트 도널드 저드의 ‘무제’를 설치해 놓았다.

리움은 개관 3주년 당일인 13일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한다. 고미술 및 현대미술 담당 큐레이터들과의 대화와 한국화 보존 특강을 마련하고 하루 종일 로비에서 관람객들을 대상으로 미술 퀴즈 대회도 연다. 월요일 휴관. 매주 목요일엔 오후 9시까지 연장 개관. 02-2014-6901

이광표 기자 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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