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문과 출신 ‘거문고 명인’ 서울대 강단에

  • 입력 2007년 3월 12일 02시 59분


코멘트
2007년 1학기부터 서울대 음대 교수로 임용된 ‘거문고 명인’ 정대석 교수. 그는 1975년 단국대 국문학과를 졸업한 뒤 독학으로 국악 작곡을 익히고 뒤늦게 거문고에 입문해 ‘거문고 세계화’와 ‘고구려 홍보’를 위해 힘쓰고 있다. 사진 제공 정대석 씨
2007년 1학기부터 서울대 음대 교수로 임용된 ‘거문고 명인’ 정대석 교수. 그는 1975년 단국대 국문학과를 졸업한 뒤 독학으로 국악 작곡을 익히고 뒤늦게 거문고에 입문해 ‘거문고 세계화’와 ‘고구려 홍보’를 위해 힘쓰고 있다. 사진 제공 정대석 씨
“거문고야말로 세계에 내세울 수 있는 진정한 한류죠.”

서울대는 11일 ‘거문고 1인자’ 정대석(57) 씨를 이번 학기에 서울대 교수로 임용했다고 밝혔다. 60세를 바라보는 나이지만 그는 ‘거문고의 세계화’와 ‘고구려 홍보’라는 꿈을 안고 교편을 잡았다.

“거문고는 고구려 문화의 대표적 상징입니다. 고구려에 대한 창작곡을 발표해 전국은 물론 해외 공연을 펼쳐 진정한 한류의 매력을 보여 줘야죠.”

정 씨는 이미 ‘거문고 세계화 프로젝트’의 부푼 꿈을 구체적으로 구상 중이다. 앞으로 기존에 운영해 온 ‘정대석의 거문고 세계(www.geomungo.org)’ 홈페이지는 세계적 홍보를 위해 활용할 계획. 그는 홈페이지를 영문으로 바꾸고 홍보활동을 확대할 생각이다.

“저의 거문고 사랑은 중학 시절부터 시작됐죠. 그때 심취했던 거문고의 깊고 웅장한 선율을 잊지 못합니다.”

정 씨의 유별난 거문고 사랑은 고구려 역사 왜곡 바로잡기까지 이어진다. 고구려 역사 왜곡을 주도하는 중국에서도 거문고 합주 공연 계획을 갖고 있을 정도다.

2000년에는 고구려 악기를 세계에 알리려고 고구려 벽화의 기상과 문화의 감흥을 표현한 ‘고구려의 여운’이라는 곡을 만들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손을 크게 다쳐 한때 거문고 술대를 잡을 수 없게 되자 평생 세 번째로 눈물을 흘렸다고도 한다.

KBS 국악관현악단 악장 등으로 활동하며 ‘거문고의 1인자’라는 평가를 받은 정 씨는 1975년 단국대 문리과대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독학으로 국악 작곡을 익혀 더욱 주목을 받았다.

국악계에서 활발한 활동을 벌였던 그는 뒤늦게 용인대 예술대학원 국악학과에 진학해 거문고를 전공했다. 1999년 석사학위를 딴 데 이어 지난달 경북대에서 거문고 전공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딸들과 거문고 연주를 할 때면 가슴이 뿌듯해져 옵니다.”

정 씨는 거문고 사랑으로 국악계의 두 딸도 키웠다. 큰딸(23)은 서울대 음대에서 가야금을 전공해 지난달 졸업했고 작은딸(20)도 서울대에서 해금을 공부하고 있다. 이번 학기부터 서울대 음대의 더 많은 아들딸들이 그의 깊은 거문고 사랑 속에 태어날 것이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