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Style]작심삼일?… 벌써 작심100일!

  • 입력 2007년 3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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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짱 다이어트 금연… 2007 새해 계획 성공한 사람들의 노하우

《‘아니 벌써’ 3월이다.

정해년 첫날 해맞이와 함께 신년 계획을 세운 것이 엊그제처럼 여겨진다. 출발이 신통치 않아 “(음력) 설날부터”라며 ‘전의’를 불태웠지만 이마저 옛 일이 됐다. 이제는 너무나 익숙해진 작심삼일(作心三日).

유혹을 뿌리치고 새로운 스타일 만들기에 성공한 이들의 사례와 전문가 조언을 통해 이 지긋지긋한 단어와 헤어질 방법을 소개한다.

(도움말: 건국대 의대 신경정신과 하지현 교수, 서울 강남구 신사동 ‘이노클리닉’ 정재우 원장)》

○ 작심삼일을 ‘100일 기도’로

임피리얼팰리스호텔 판촉지배인 김현수(36) 씨의 올해 계획은 5kg 감량과 복부에 희미하나마 ‘임금 왕(王)’자 윤곽을 만드는 것. 현재 만족도는 70% 수준이지만 큰 불만은 없다. 적어도 3개월 이상 꾸준히 관리해야 몸에 변화가 나타난다는 것을 경험상 체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나치게 높게 설정한 목표로 실망해 끝내 자포자기로 이어지는 작심삼일의 악순환에 빠지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실제로 김 씨는 지난 1년간 99kg에서 무려 19kg을 줄여 스타일을 확 바꾼 만만치 않은 내공의 소유자다. 한때 생일 케이크까지 마다한 ‘독한 남자’다.

“한 달 만에 4, 5kg을 줄였지만 3개월쯤 되면서 변화가 적어 애를 먹었다. 작심삼일의 유혹과 싸우며 끈질기게 버티자 승리는 내게 돌아왔다. 무엇보다 즐기면서 기다리는 자세가 중요하다.”

결코 짧지 않은 1년. 아내가 “사우나 하러 다니냐”며 비꼬았던 헬스클럽은 이제 가장 편안한 놀이터가 됐다.

금연과 금주, 다이어트, 운동, 자기계발, 사랑과 결혼 등 사람들이 꼽는 대부분의 신년 계획은 라이프스타일을 바꿔야 가능한 힘든 과제다. 오랜 세월 몸에 밴 나쁜 습관을 버리거나 바람직한 새 습관을 만들어야 한다.

“작심삼일이 많은 것은 신년 계획이 쉽다는 사람들의 착각도 원인의 하나다. 신년이나 설날은 달력만 바뀐 것이지 건강 악화나 승진시험 탈락처럼 강한 계기는 아니다. 100일은 새 습관이 자리 잡아 육체적 정신적으로 안정될 때까지 필요한 최소한의 상징적인 시간이다.”(하지현 교수)

○ 잘 먹고 잘 자라

작심삼일을 극복하는 또 다른 해법은 의외로 단순하다. 잘 먹고 잘 자는 것이다.

홍보대행사 오피큐알의 하영아(여·33) 과장은 요즘 처녀 시절로 돌아갔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언제나 질끈 동여맸던 헤어스타일을 웨이브로 바꿨다. 펑퍼짐한 캐주얼 패션은 레깅스와 부츠, 청바지로 거듭 났다. 임신과 출산을 거치면서 불어난 10kg의 체중도 6개월 만에 되돌렸다.

“아이를 돌봐야 하는 처지라 아예 운동을 포기했다. 다른 메뉴는 그대로 두고 밥 대신 두부를 먹었다. 들기름 듬뿍 넣고 김치를 볶아 두부와 함께 먹었다. 정말 맛있게 식사하면서 다이어트를 했다. 부담을 느끼기보다는 규칙적인 잠과 식사로 체질을 바꾸려고 노력했다.”

이노클리닉 정재우 원장은 “건강과 관련된 계획에서 중요한 것은 잠과 밥에 대한 적절하면서도 규칙적인 배려”라며 “이 부분이 빠진 다이어트나 운동은 심신에 급격한 변화를 초래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건강한 성인의 경우 평소 식사량을 3분의 2로 줄이고 1시간 정도의 빠른 걷기를 3개월만 지속하면 4, 5kg을 줄이는 것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비타민 C가 풍부한 브로콜리 오렌지 귤을 먹으면 지방을 태우는 효과가 있어 요요현상도 막을 수 있다.

○ 웃어라, 그리고 조언자를 찾아라

영화 및 드라마 제작사 ‘준 미디어 인’의 김길남(39) 대표는 신년 계획으로 세운 금연에 현재까지 성공하고 있다. 그는 20년간 하루 3갑 이상을 피우던 골초였다.

“대한민국 남성 골초 가운데 금연을 시도하지 않은 사람은 드물 것이다. 짧은 금연과 긴 흡연의 달갑지 않은 과정을 반복했다. 이번엔 마음의 여유와 주변의 도움이 금연 성공에 큰 역할을 했다.”

그는 매일 아침 마음에 새기면 좋은 격언을 가까운 지인들에게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로 보낸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입에 물던 담배 대신 차를 찾는다. 매주 한 번씩 모임을 열어 차를 마시며 나누는 수다로 니코틴과의 인연을 끊는다.

“김 선생님, 사람이 확 바뀌었네요.”

초등학교 교사인 김현진(33) 씨가 주변 사람들로부터 듣는 소리다. 그럴 수밖에 없다. 지난해 결혼 뒤 93kg의 체중은 80kg으로 줄었고, 덥수룩한 머리 모양도 왁스를 이용한 세련된 스타일이 됐다.

그를 바꾼 이는 다름 아닌 아내다.

“아내가 나의 훌륭한 조언자다. 가끔 자신의 다이어트 경험담을 들려주고 ‘옷이 너무 커서 새로 사야겠다’며 칭찬도 한다. 아내와 7월에 태어날 아기를 생각하면서 더 멋진 남편과 아빠, 선생님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한다.”

작심삼일 극복을 위해서는 성격과 환경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성격이 외향적이라면 자신의 계획을 외부에 드러내면서 자기 강제를 하는 방법이 효과적이다. 반면 내성적이라면 목표치를 조금 낮추는 대신 금연이나 금주보다는 ‘건강해지자’는 식으로 낙관과 여유가 담긴 추상적인 화두를 갖는 것이 좋다.

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8계명 지키면 몸짱 연예인 안 부럽다▼

작심삼일로 끝나기 쉬운 대표적인 계획이 ‘몸짱’ 만들기다.

손호영 장근석 전혜빈 등 연예인들의 트레이너로 유명한 ‘발리 토탈 피트니스’ 홍병기 씨의 조언을 소개한다.

[1] 자신에게 맞는 목표를 설정하라=과욕은 금물. 자신의 체력을 감안한 운동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팔굽혀펴기와 윗몸일으키기 등의 목표치는 현 수준에서 약간 높이는 정도가 적당하다.

[2] 중장기 계획을 세워라=단기성과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멀리 보는 게 좋다. 85kg의 체중에 체지방이 25%라면 트레이너와 상의해 6개월 뒤에는 체중 80kg, 체지방률 18%까지 낮춘다는 식으로 계획한다.

[3] 찰칵! 사진을 찍는다=사진은 자신이 보지 못하는 몸의 변화를 기록해 준다. 운동을 시작할 무렵 자신의 몸을 찍은 뒤 같은 포즈로 매달 정기적으로 촬영한다.

[4] 운동일지를 기록하자=힘든 운동에 비하면 아주 쉬운 일이다. 요령은 간단하다. 운동의 내용과 횟수, 지속시간을 적으면 된다.

[5] 롤 모델을 정하자=단기간에 권상우나 제시카 알바 같은 몸을 가질 수는 없다. 하지만 본인이 닮고 싶은 현실의 모델은 필요하다. 초반의 강한 목표의식을 다잡는 효과가 있다.

[6] 지겹다면 바꿔라=지루하다면 돌아가는 것도 방법이다. 운동을 중단하기보다는 자신이 좋아하는 운동이나 축구 농구 등 구기종목을 함께 즐기면서 슬럼프를 이겨내자.

[7] 숨쉬는 당신의 몸을 관찰하라=몸매에 관계없이 실루엣이 드러나는 옷을 입는 것도 좋다. 당신 근육의 생생한 움직임을 쉽게 느낄 수 있다.

[8] 이도 저도 힘들면 개인 트레이닝을 받아라=여러 차례 몸짱 만들기에 실패했다면 권할 만하다. 비용이 들지만 체계적인 프로그램과 좋은 운동 파트너를 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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