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자연과 문화 세계인의 유산 될까

  • 입력 2007년 1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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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우리 문화재 관련 주요 이슈는 무엇일까? 문화재 전문가들은 “6월 뉴질랜드에서 열리는 제31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결정될 ‘제주도 화산 유적과 용암동굴’의 세계유산(World Heritage) 등재 여부가 최고 관심사 중 하나”라고 입을 모은다. 등재가 결정되면 7년 만에 우리 문화유산이 세계유산에 등록되는 것이며, 자연유산으로는 국내 최초이기 때문이다.

○ 2007년, 세계유산을 노려라

제주도 내에서도 문화유산 후보로 오른 지역은 한라산 천연보호지역, 만장굴, 영천동굴 등 거문오름용암 동굴계, 성산일출봉 응회구다. 빼어난 경관과 화산활동에서 발생한 독특한 지질학적 환경 때문에 보존 가치가 높은 곳이다. 지난해 10월 세계유산위원회 자문기구인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연구원이 이곳을 방문해 조사를 마쳤다.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임현묵 과학팀장은 “등재를 100% 장담할 수는 없지만 지난해 자문단의 평가가 워낙 좋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세계유산이란 인류 문화유산 보호를 위해 유네스코가 1972년 채택한 ‘세계 문화 및 자연유산 보호협약’에 따라 지정된 유산을 말한다. 지금까지 138개국 830건이 지정돼 있다(2006년 7월 기준). 그 기준은 ‘OUV(Outstanding Universal Value)’, 즉 문화유산으로서의 탁월성을 갖춰야 하고, 그 탁월성이 인류 전체에 보편적이어야 하며, 문화적 가치가 있어야 한다. 세계유산은 △부동산 문화재나 자연 경관 중심의 세계 문화·자연 유산 △동산 문화재 중심의 세계기록유산 △무형문화재를 다룬 세계무형유산으로 나뉜다.

또한 훈민정음, 조선왕조실록(1997년), 승정원일기, 직지심체요절(2001년)에 이어 6년 만에 경남 합천군 해인사 내 ‘고려대장경(팔만대장경)을 포함한 경판들’, ‘조선왕조 의궤’가 세계기록유산 후보에 등록돼 6, 7월에 등재 여부가 결정된다.

○ 새 술은 새 부대에…새 세계유산 후보군

10년 만에 세계유산 잠정목록도 바뀐다. 세계유산 등재 신청을 위해서는 일단 각국이 잠정목록을 만들어 미리 유네스코에 등록해야 한다. 2007년은 10년 주기로 새 잠정목록을 제출하는 해다. 문화재청은 지난해부터 세계유산자문단을 만들어 각종 문화재를 검토해 잠정목록을 새로 만들고 있다. 그동안 세계유산 잠정목록에는 안동하회마을, 삼년산성, 무령왕릉, 남해안 공룡 화석지, 조선왕릉 등 9곳이 등재돼 있었다.

새로 등록될 세계유산 잠정목록 후보는 서울 종로구 명륜동 문묘, 지리산 사찰군(화엄사, 연곡사, 천은사, 태안사), 고려시대 청자와 도기를 구웠던 183개의 가마터인 강진 도요지, 남도 산사 불교유산군(조계산 송광사 선암사, 두륜산 대흥사, 백암산 백양사, 월출산 무위사 도갑사, 화순 운주사), 진도 바닷길과 역사문화유산지구, 도산서원 일원, 순천 낙안읍성 등이다. 훼손 여부로 논란이 되고 있는 반구대 암각화 역시 잠정목록 등재를 위해 지난해 현지조사를 벌였다. 서해안 갯벌과 전통 염전 등 더 넓은 지역 개념도 포함된다.

세계유산으로 지정되면 사회, 문화, 경제적으로 불러올 무형의 이점이 많다. 국제적으로 해당 국가와 지역사회에 긍정적인 이미지가 형성돼 국내외 보존기금이 증대하며, 이와 연계해 지역 사회기반시설이나 환경에 대한 투자가 이루어진다. 호주 카카두 공원, 미국 옐로스톤, 베트남 하롱 해변은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후 관광객이 늘었다. 유네스코가 보존기금과 인력도 지원한다.

문화재청 문화재교류과 박희웅 사무관은 “해외 관광객들이 지역 단위 여행을 할 때 세계유산 지역에 먼저 찾아간다”며 “관리가 소홀할 경우 세계유산에서 삭제될 수 있기 때문에 문화재 보존에 대한 지역단체와 주민들의 관심도 커진다”고 말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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