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임의 ‘해바라기 모텔’등은 시의 대상이 된 부조리한 상황을 능청스럽게 제시하는 솜씨가 돋보였지만, 시에 나타난 국면들엔 구체성이 부족했다. 박혜정의 ‘흑백의 목련나무’등은 경쾌하고 발랄한 리듬과 청각적 이미지가 눈에 띄었으나 인생에 대한 해석이 헤프거나 상투적 상상력의 전개가 있었다. 문정인의 ‘붉은 다라이 공장에서’등은 외국인 노동자의 비감을 경쾌하게 다룬 부분이 눈에 띠었으나 상투적 비유들, 묘사를 위한 묘사 문장들이 시의 신선함을 가라앉혀 버렸다.
반복해서 읽고 또 읽으면서 논의에 논의를 거듭했으나 단 한 편의 완성도가 있는 작품, 새로운 목소리가 들리는 작품, 가능성을 배태한 한 시인을 찾지 못했다.
김명인 시인·고려대 교수 김혜순 시인·서울예대 교수
(예심 최영미 장석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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