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바라기' 서울아닌 지방에서 '먹히는' 까닭

  • 입력 2006년 12월 6일 15시 28분


코멘트
김래원 주연의 영화 '해바라기'의 시사회 날, 배급사인 쇼박스 관계자는 "지방에선 틀림없이 잘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결과는? 이 영화는 지난 주말까지 전국 87만 명의 관객을 기록하며 2주간 박스오피스 1위(전국 기준)를 지켰다. 극장가가 극심한 관객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괜찮은 성적이다. 이 중 65만 명은 지방 관객으로 서울의 약 3배다. '지방관객의 힘'이다. 보통 영화의 지방 관객은 서울 관객의 2배 정도다.

쇼박스 측은 "김래원은 도시적으로 '뺀질한' 미남이 아니라 속정 깊어 보이는 스타일이라 지방에서 더 선호하고 배경도 지방 소도시이기 때문"이라고 지방 흥행이 잘 된 이유를 설명했다. 배급사는 애초부터 지방에서 잘 될 영화라는 판단에서 이 영화의 스크린 수를 서울 65개 지방 249개로 잡았다.

강아지와 어린 남매의 사랑을 그렸던 영화 '마음이'는 예상을 깨고 100만 관객을 기록했는데 지방 관객이 서울보다 3.79배 많았다. 어느 주말에는 서울 대 지방 관객 비율이 1:6을 기록하기도 했다. 2004년에 지방 흥행으로 화제가 된 '목포는 항구다'와 비슷한 수치였다. 코미디 '애정결핍이 두 남자에게 미치는 영향'과 '누가 그녀와 잤을까'도 지방 관객이 3~3.5배나 많았다.

보통 멜로나 드라마, 외화는 서울에서, 액션이나 코미디는 지방에서 흥행이 잘 된다는 영화계의 속설은 여전히 유효하다. 트렌디 드라마나 아기자기하고 로맨틱한 이야기는 서울에서, 사랑보다 인간성에 호소하거나 재미를 추구하는 영화는 지방에서 더 인기를 모은다.

올 가을 이후 개봉한 외화 중 최고의 흥행작인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는 개봉 때부터 서울을 집중 공략했다. '해바라기'보다 전체 스크린 수는 75개 적지만 서울 스크린 수는 거의 같았다. 결과는 172만 관객 중 서울 대 지방 비율이 1:1.6 이었다. 지난 주말까지 멜로 '그 해 여름'과 외화 '디파티드'는 모두 1:1.8로 서울 관객의 비중이 높았고 스릴러 '프레스티지'는 거의 1:1의 비율로 지방에서는 관객을 끌지 못했다. 마술을 소재로 한 어두운 분위기의 영화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물론 예외도 있다. 80만 명이 본 일본 영화 '데스노트'는 1:2.5로 지방에서도 잘 된 편. 서울과 지방에 관계없이 만화를 본 학생층의 지지를 받았기 때문이다.

<20012016|채지영기자 yourcat@donga.com>012016|채지영기자 yourca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