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한국사 자격시험’ 73세부터 7세까지 1만6570명 도전

  • 입력 2006년 11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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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사편찬위원회가 주최한 제1회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이 25일 전국 26개 시험장에서 치러졌다. 5급에 응시한 한 초등학생이 서울 서대문구 명지고에서 문제를 풀고 있다. 신원건 기자
국사편찬위원회가 주최한 제1회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이 25일 전국 26개 시험장에서 치러졌다. 5급에 응시한 한 초등학생이 서울 서대문구 명지고에서 문제를 풀고 있다. 신원건 기자
국사편찬위원회가 주최하고 본보가 후원하는 제1회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이 25일 서울의 4곳 등 전국 26개 지역에서 열렸다.

역사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확산시키기 위해 신설된 이번 시험에는 1만6570명이 응시해 비교적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국사편찬위원회는 “첫 시험인 데다 시험 한 달 전에야 홍보를 시작한 것에 비하면 성공적”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시험을 본 사람 중 경기 지역 응시생이 3870명으로 가장 많고, 그 다음은 서울(3053명) 대구(1169명)순으로 집계됐다. 최고령 응시자는 안일준(73·전남 순천시 풍덕동) 씨, 최연소 응시자는 조혜인(7·서울 신길초교 1년) 양이었다.

○ 난이도는? “OK” 시험 유형은? “수능과 비슷”

문제: 돌이는 백제 사람이다. 잡곡밥, 매운 김치, 생선구이, 나물 중 돌이의 생일상 그림에 들어갈 수 없는 것은 무엇일까? (6급 7번 문제)

답은 매운 김치. 매운 맛을 내는 고추는 조선 후기에 전래됐기 때문이다.

한국사 시험에선 단답형보다는 통합적 상식을 요구하는 수능형 문제가 많았다. 이승만의 ‘정읍 발언’과 김구의 ‘삼천만 동포에게 읍소함’을 제시한 뒤 두 사람의 차이점을 서술하라는 문제(4급 주관식 4번)처럼 응시자의 역사 해석을 요구하는 문항도 있었다.

이날 시험 문제에 대해 응시생들은 “대체로 무난했다”고 평가했다.

서울 명지고교에서 3급 시험을 치른 이민아(16·서울 예일여고 2년) 양은 “교과서로만 공부했는데 어렵지 않았다. 수학능력시험과 비슷했다”고 말했다. 부산에서 시험을 치른 김민경(28·부산 강서구 강동동) 씨도 “어려운 문제가 서너 개 있었지만 생각보다 쉬웠다”고 답했다. 국편 측은 불필요한 논란을 막기 위해 정규 교과과정의 내용을 충실히 반영한다는 방침을 정했다고 밝혔다.

○ 응시 이유-학생은 “혹시나 대학 입시에…” 일반인은 “내 상식은 어느 정도?”

응시자 중 초중고교생이 80% 이상을 차지했다. 학생이 많은 이유는 대학 입학시험에서의 가산 효과를 기대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장원석(16·서울 숭문고 1년) 군은 “국사에 관심도 많지만 대학 입시에 가산점이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6학년생인 딸에게 5급 시험을 권했다는 정경화(37·서울 마포구 대흥동) 씨도 “딸의 국사 능력을 알아보고 싶었고 대학 관련학과에 진학한다면 플러스 요인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일반인들은 자신의 국사 능력을 테스트해 보고 싶었다는 사람이 많았다. 회계사무소를 운영한다는 김복중(55·서울 용산구 보광동) 씨는 “우리 역사에 대해 내가 얼마나 알고 있는지 궁금했다”고 말했다.

한국사 시험의 합격 점수는 100점 만점에 5, 6급은 60점 이상이며 3, 4급은 70점 이상이다. 시험은 연 2회 치러지며 1, 2급은 내년에 신설된다. 시험 문제지와 답안은 26일 공개됐으며, 결과는 12월 29일 한국사능력검정시험 홈페이지(www.historyexam.go.kr)에 발표될 예정이다.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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