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웰빙소금 솔솔 뿌려볼까

  • 입력 2006년 9월 15일 03시 07분


코멘트
■ ‘귀족소금’ 별명… 전문가들 효능 놓고 논란도

‘기적의 소금이 나타났다?’

‘귀족소금’ 혹은 ‘럭셔리소금’을 표방하는 기능성 소금이 등장해 관심을 끌고 있다.

다양한 국적과 제조법을 앞세운 기능성 소금이 국산 소금의 수십 배에 이르는 가격에도 불구하고 일부 부유층 소비자들에게 팔리고 있는 것. 몇몇 한의원에서는 건강보조제로 권하기도 한다. ‘귀족소금’의 A부터 Z까지 알아본다.

○ ‘귀족소금’이란

소금 주성분인 나트륨의 한국인 일일섭취량(4900mg)이 세계보건기구(WHO) 권장량(2000mg)을 훌쩍 뛰어넘으면서 소금 섭취 관행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에 짠맛을 잃지 않으면서도 나트륨을 줄이고 마그네슘과 칼슘을 강화한 소금 대체 식품이 개발됐다.

핀란드산 소금을 수입해 만든 CJ의 ‘백설 팬솔트’와 남극해에서 채취한 소금으로 제조한 대상의 ‘나트륨 1/2솔트’가 대표적인 기능성 대체소금.

‘귀족소금’으로 불리는 수입 소금도 기능성 소금의 한 종류지만 명확한 개념은 없다. 다만 외국의 자연환경에서 특수한 제조법으로 만들었다는 점을 마케팅 차원에서 부각시켜 ‘귀족소금’ 등의 이름을 붙였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일반적으로 이들 소금의 특징은 여러 번 정제해 소금의 순도가 높다는 점. 또 호수나 바닷물이 육지로 들어와서 돌덩어리가 된 암염을 이용하거나 남극과 알래스카, 히말라야 등의 청정수를 정제해 소금을 만들어 낸다.

CJ식품연구소 조미나 수석연구원은 “외국산 ‘귀족소금’은 마케팅 과정에서 인위적으로 만든 이름으로 시장을 주도할 규모는 아니다”면서 “건강을 생각하면서 맛도 즐기는 제품을 통칭하는 웰빙소금 혹은 건강기능성 소금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말했다.

○ 어떤 종류가 있나

원료용 소금을 포함한 국내 소금시장은 2000억 원 규모. 이 중 가정용 소금이 37%(760억 원)를 차지하는데, 기능성 소금은 가정용 소금의 26%(200억 원) 정도로 추정된다. 주요 백화점 등에서 시판되고 있는 ‘귀족소금’은 20여 종으로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등 10여 개국을 원산지로 표시하고 있다.

대표 격인 ‘누치마스’는 일본 오키나와 지역의 해수로 생산된다. 수입업체 측은 고혈압 환자에게 효과가 있다는 점을 내세워 ‘생명의 소금’이라고 주장한다. 미네랄 성분 함량이 높다고 한다.

프랑스 게랑드 지역에서 생산되는 ‘레트레저 셀그리스’에는 독특한 향과 영양분이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저염도 소금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150년 전통을 가진 미국 몰튼 사의 ‘몰튼 시 솔트’. 염분 성분을 절반으로 낮춰 성인병 환자 등에게 효과가 있다는 설명이다.

호주의 호수에서 추출한 ‘레이크 크리스털 트위스트’는 바다소금과 달리 순하고 맛이 부드럽다는 평가를 받는다.

암염의 경우 해발 3000m 이상 고지대에서 생산되는 히말라야산 소금이 대표적이다. 엷은 핑크 빛을 띠는 히말라야산 암염은 요리에 직접 사용하기보다는 생선이나 고기 등에 뿌려 먹는 테이블용 소금으로 적합하다.

국내산으로는 죽염과 자염을 ‘귀족소금’으로 부를 수 있다.

죽염은 대나무 통에 소금을 담아 구워 만들며 구운 횟수에 따라 가격이 다르다. 9회 죽염은 유황 냄새가 강해 요리에는 어울리지 않고 건강 보조용으로 이용된다. 두세 번 구운 죽염은 ‘생활죽염’이라는 이름으로 나와 요리에도 쓸 수 있다. 자염은 말린 갯벌 흙을 깨끗한 바닷물을 걸러서 10시간 동안 불로 끓여 만든 소금이다. 서해안의 특산물로 입자가 고우며 염도가 낮아 순한 맛이 난다.

○ 전문가들은 효능에 회의적

‘귀족소금’은 일반 소금에 비해 대체로 나트륨 성분이 낮아 질병 발병률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짠맛을 내기 위해 많은 양을 사용하면 일반 소금과 별 차이가 없다는 지적이다. 특히 ‘저염 소금’은 나트륨의 40∼50%를 대신하는 칼륨염과 마그네슘염 등 기타 화학물이 신장병 환자에게 문제가 될 수 있다.

조미나 수석연구원은 “귀족소금은 국내산 기능성 소금과 큰 차이가 없다”며 “오히려 수입과 마케팅 과정에서 지나치게 가격이 부풀려진 측면이 있어 제품의 기능을 과신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고려대 식품과학부 이성준 교수는 “수입 소금이 국내에서 과학적으로 성분 분석된 적은 없다”며 “일부 기능성 측면을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약으로 오용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일부 한의원에서는 ‘귀족소금’의 기능성을 인정하고 있다. ‘광재국해독한의원’ 신의수 대표원장은 “일반 기능성 소금과 달리 일본 오키나와산 누치마스 소금은 인위적 조작 없이 미네랄 함유량이 25%에 달해 환자들에게 일반 소금 대신 사용할 것을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목포대 식품공학과 함경식 교수는 “일부 수입 소금은 기능이 입증된 것도 있지만 대부분은 과학적 분석 없이 과대 포장된 것”이라며 “최근 조사결과에 따르면 국내산 천일염도 수입 소금에 뒤지지 않는 안정성과 미네랄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화점에서 판매 중인 주요 귀족소금
제품원산지중량(g)가격(원)특징
몰튼 시 솔트미국3116950저염 소금
몰튼 시 솔트미국7373300요오드 강화 소금
레이크 크리스털
트위스트
호주1009800투명알갱이로 담백하면서 단맛
누치마스일본1119700순간공중결정법으로 만든 미네랄 해염
라바다 시 솔트이탈리아50022,000요오드, 불소, 마그네슘, 칼륨 등 포함
화불로 솔로
히말라야
일본30015500히말라야 소금바위에서 추출
레트레저
셀그리스
프랑스1989700프랑스 게랑드 지역에서 생산되는 유기농 소금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