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기독교 교수 공동 학술대회

  • 입력 2006년 5월 19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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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독교는 양적으로 팽창하는 역동적인 ‘초대교회’ 시대를 끝냈다. 이젠 불교와의 깊은 대화와 협력을 통해 창조적 성장과 성숙을 할 때다.”(신학자인 김경재 한신대 명예교수)

“예수와 붓다가 서로 손을 잡고 삶 속에서 살아 있는 진리를 펼쳐 나갈 때 그것이 어떤 형태가 됐건 우리 모두의 행복한 삶으로 연결될 것으로 믿는다.”(불교신자인 우희종 서울대 교수)

한국불자교수연합회와 한국기독자교수협의회가 다종교 사회인 한국 사회에서의 종교 간 갈등 치유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19일 오후 1시 서울 중구 정동 성공회 서울대성당 프란시스홀에서 ‘인류의 스승으로서 붓다와 예수’를 주제로 학술대회를 공동 개최한다.

김경재 교수는 발표문 ‘기독교에서 본 붓다’에서 “불교는 기독교를 풍성하게 해주는 위대한 이웃 종교”라며 불교와 기독교는 서로 상대방에게 보완적 공헌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이미 열반에 들 충분한 경지에 도달했지만 자신의 열반은 뒤로 미룬 채 고해(苦海)에서 허덕이는 중생을 먼저 구하려는 존재가 보살”이라며, 보살의 대비(大悲)정신과 상대를 인정하지 않고 저주하거나 정복하려는 일부 기독교 근본주의적 신앙 행태를 비교해 보면 기독자로서 부끄럽고 자성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또 김 교수는 인간은 누구나 부처가 될 수 있다는 여래장(如來藏) 사상은 원죄론에 깊이 빠져 있는 기독교인들에게 죄성(罪性)에도 불구하고 인간을 믿고 함께하는 하나님을 생각하도록 촉구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불교의 ‘무(無)의 존재론’은 드러난 산봉우리에만 집착하는 기독교의 ‘유의 존재론’의 한계를 보완하고 교정시켜 주는 명약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희종 교수는 ‘불자가 본 예수’에서 “예수와 붓다, 인류의 두 스승은 모두 관계의 중요성을 설파하며 고통과 죽음을 가져오는 단절되고 소외된 관계의 회복을 위해 사랑과 자비를 실천하며 나눔의 일생을 살았다”고 말했다. 또 우 교수는 “두 스승은 영원한 생명이란 결코 이 자리를 떠나 내세에서 얻는 것이 아니며 우리 모두 진리 속에서 이 자리에서 부활하기를 선언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윤정국 문화전문기자 jky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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