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백남준미술관 착공… 경복궁 박물관서 추모전

  • 입력 2006년 5월 10일 03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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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비디오 아티스트인 백남준의 작품세계와 그의 예술 혼을 기리기 위한 백남준미술관의 착공식이 9일 오후 경기 용인시 기흥구 상갈동 미술관 건립 터에서 열렸다.

경기문화재단(대표이사 송태호)은 백남준 타계 100일째 되는 날을 맞아 고인이 영원히 머물게 될 집의 첫 삽을 떴다.

기공식에는 고인의 부인 구보다 시게코 씨를 비롯해 손학규 경기지사, 유홍준 문화재청장, 김윤수 국립현대미술관 관장, 미술관 건축설계가인 독일의 키르스텐 셰멜 씨 등이 참석했다.

백남준미술관은 2001년 백남준과 경기도 간에 양해각서를 체결하면서 구체화됐다. 미술관은 289억 원을 들여 지상 2층, 연면적 1695평 규모로 내년 10월 준공 예정이며 개관은 2008년 상반기를 목표로 하고 있다.

미술관의 공식 명칭은 ‘백남쥰이 오래 사는 집’, 4년 전 백남준이 미술관 건립 터가 확정됐다는 소식을 듣고 설계도면에 써준 문구에서 따왔다. 경기문화재단은 현재 67점의 작품과 비디오 아카이브 2285점 등을 소장하고 있다.

착공을 기념해 11일부터 6월 10일까지 서울 경복궁 내 국립고궁박물관에서는 ‘백남준 스튜디오의 기억-메모라빌리아(Memorabilia)’전이 열린다. 메모라빌리아는 사람이나 사건을 기념하는 물건을 일컫는 말. 이번 전시에서는 1960년대부터 백남준이 작업해 온 뉴욕 브룸 스트리트 스튜디오의 한쪽 벽면이 통째로 재현돼 고인에 대한 기억을 더듬게 해 준다.

고인의 대표작인 ‘TV부처’와 비디오 신시사이저 등이 전시되며 비디오 아카이브 중 일부도 공개된다. 10일 오후 2시 콘퍼런스홀에서는 ‘백남준과의 대화’를 주제로 한 심포지엄도 열린다.

한편 백남준 작품을 관리하는 법적 대리인이자 장조카인 켄 백 하쿠다 씨는 9일 낮 서울 강남구 삼성동 봉은사에서 타계 100일을 기념하는 추모식을 가졌다.

그는 이날 행사에 앞서 뉴욕에서 가져온 백남준의 데드마스크를 공개하고 “고인의 유분과 데드마스크를 봉은사에 영구 안치하겠다”며 “현재 봉은사에 전시된 ‘엄마’는 미국과 독일 등에서 순회 전시를 마친 뒤 다시 한국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밝혔다.

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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