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 이수자 씨 “윤이상은 예술과 함께 영원”

  • 입력 2006년 5월 1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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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금강산 신계사 복원 현장에서 열린 세계적 작곡가 고 윤이상 선생의 추모행사. 부인 이수자 씨(왼쪽서 두 번째)를 비롯한 참가자들이 통영국제음악제 앙상블의 연주를 듣고 있다. 금강산=전승훈 기자
지난달 29일 금강산 신계사 복원 현장에서 열린 세계적 작곡가 고 윤이상 선생의 추모행사. 부인 이수자 씨(왼쪽서 두 번째)를 비롯한 참가자들이 통영국제음악제 앙상블의 연주를 듣고 있다. 금강산=전승훈 기자
“작품이 살아 있는 한 선생님은 영원히 살아 계신 겁니다. 명예 회복만 된다면 남편의 넋이나마 꿈에도 그리던 고향 통영 앞바다를 찾을 수 있도록 해 주고 싶습니다.”

1967년 ‘동백림(동베를린) 유학생 간첩단 사건’으로 옥고를 치렀던 세계적 음악가 고 윤이상(1917∼1995) 선생의 부인 이수자(79) 씨가 지난달 28일 밤 북한 금강산호텔에서 국내 기자들과 처음으로 공식 만남을 가졌다. 그는 29일 금강산 문화회관에서 열린 ‘금강산 윤이상 음악회’ 참석차 이곳에 왔다.

이 씨는 올해 3월 국가정보원 과거사진실규명위원회의 동백림 사건 진상 조사 발표에 대해 “전체적인 진상 조사는 첫 단추가 끼워졌지만 앞으로 개별 피해자에 대해서도 공식적인 명예 회복이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씨는 동백림 사건으로 남편과 함께 옥고를 치른 뒤 “남편의 명예 회복이 되기 전까지는 고국에 갈 수 없다”며 지금까지 한 번도 한국 땅을 밟지 않았다.

현재 그는 독일 베를린 자택과 김일성 주석이 선물한 평양 근교의 집을 오가며 살고 있다.

이 씨는 “독일에서 홀로 살려니 답답하고 적막했는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초청으로 평양에 와서 살고 있다”며 “산책도 하고, 음악도 듣고, 글도 쓰고, 윤이상음악연구소도 왔다 갔다 하며 소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이상평화재단’(이사장 박재규 전 통일부 장관) 설립 1주년 기념으로 열린 이번 음악회에는 남측에서 이종석 통일부 장관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등이, 북측에서 이종혁 아태평화위원회 부위원장과 이일남 평양 윤이상음악연구소장 등 남북한 관계자 300여 명이 참석했다.

금강산=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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