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채경체… 문근영체… 세븐체… 스타의 필체가 팔린다

  • 입력 2006년 4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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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은 끝났어도 ‘채경체(體)’는 남았다.”

지난달 30일 종영된 MBC 수목드라마 ‘궁’을 두고 팬들이 하는 말이다. ‘채경체’는 여주인공 신채경의 글씨체로, ‘웬 너스레’, ‘대략난감’ 등 채경의 극 중 대사가 자막 처리됐던 것. 글씨는 채경 역을 맡았던 윤은혜의 실제 필체다.

방송 이후 인터넷에서는 채경체 다운로드 방법, 채경체 따라하기 등이 검색어 순위에 오르내리고 있다.

‘세븐체’, ‘이수영체’, ‘윤도현체’ 등 스타의 글씨가 엔터테인먼트 상품이 되고 있다. 과거 ‘스타 산업’이 헤어스타일, 의상, 화장법 등 외모에 치우쳤던 것과 달리 스타 폰트는 인터넷 블로그나 미니홈피에 글쓰기를 좋아하고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도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디지털 세대를 타깃으로 한 새로운 스타 마케팅이다.

현재 인터넷 미니홈피 서비스 싸이월드의 ‘스타폭스’를 비롯해 ‘애니콜랜드’의 ‘스타 폰트’, KTF의 ‘문자나라’ 등 모바일 서비스가 있다.

이 중 지난해 12월 서비스가 시작된 ‘애니콜랜드’의 ‘스타 폰트’ 메뉴에서는 올해 대학 신입생이 된 배우 ‘문근영체’가 3개월 만에 다운로드 300건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스타 폰트를 전문 제작하는 윤디자인의 경우 현재 스타 11명의 글씨로 80종의 폰트를 개발했다.

‘스타 폰트’ 기획에 참여한 이 회사 강진희 과장은 “해당 연예인에게 시나 소설 한 부분, 영어와 심벌을 섞은 것 등 다양한 글씨를 A4 용지 10장에 네임펜으로 쓰게 한다”며 “이를 근거로 3∼4개월 작업한 뒤 스타 폰트를 만든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스타 폰트가 100% 스타의 글씨일까? 디자이너들은 “기본적으로 스타의 글씨체를 살리되 글씨 안에 해당 스타의 이미지가 담길 수 있도록 변형한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세븐의 경우 원래 글씨체는 투박하지만 데뷔 초기 이미지가 ‘미소년’이었기 때문에 그에 걸맞게 글씨의 곡선감을 많이 살렸다는 것.

폰트 디자이너 윤지희 씨는 “좋아하는 연예인의 글씨를 구입하는 것은 연예인의 일부분을 구입하는 것과 같은 느낌을 준다는 것이 다른 예쁜 글씨체에 반하는 것과의 차이점”이라고 말했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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