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금관악기 오케스트라’…캐나디안 브라스 내한공연

  • 입력 2006년 3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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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스 밴드야, 나도 저기에 있고 싶어….’ 자신의 애인에게도, 남편인 내게도 머물고 싶지 않았다는 그 여자가 마지막으로 있고 싶다는 곳은 브라스밴드의 행렬 속이었다.”(김인숙 소설 ‘브라스 밴드를 기다리며’ 중)

금관악기와 작은 북으로 구성된 브라스 밴드. 군악대의 행진이나 화려한 축제 퍼레이드에 등장하는 번쩍이는 금관악기 행렬은 누구나 한 번쯤 끼어들고 싶은 충동에 빠져들게 한다. 새 봄을 맞아 금관악기의 터져 나오는 생동감과 부드러운 앙상블을 감상할 수 있는 브라스 밴드 공연이 펼쳐진다. 28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3년 만에 내한공연을 하는 캐나디안 브라스의 무대다.

이 앙상블은 1970년 캐나다 토론토에서 새로운 음악을 추구하는 금관악기 주자로 결성된 그룹. 트롬본, 튜바, 호른, 프렌치 호른, 트럼펫(2명) 등 5명으로 구성돼 있다. 클래식 오케스트라 곡을 금관악기 단일 편성으로 편곡해 연주하는 이들은 바흐, 비발디 등 바로크 르네상스 시대의 고음악부터 민요, 팝, 현대음악, 재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곡에 도전해 왔다. 이번 공연에서는 비제의 카르멘, 피아졸라의 탱고 등 빠르고 유쾌한 곡으로 ‘금빛’ 찬란한 봄의 기운을 전달한다.

리더인 진 와츠(트롬본) 씨는 본보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오케스트라의 소리를 어떻게 단 5개의 금관악기로 낼 수 있는지 비결을 이렇게 들려주었다.

“금관악기라고 하면 무겁고 둔탁하다고 생각을 하지요. 그러나 우리는 금관악기로 현악기만큼 빠르게 연주하고, 더 강하고, 더 부드럽게 소리를 낼 수 있습니다. 무조건 낮은 음역이라고 꼭 튜바가 연주해야 한다거나 하는 공식은 없습니다. 원곡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연주에 맞도록 끊임없이 교정하다보면 어느 새 더 재미있는 곡이 돼 있기도 합니다.”

무대에 오를 때면 연주복 아래 꼭 흰색 운동화를 신는 캐나디언 브라스. 콩트 퍼포먼스까지 펼치는 그들의 연주는 무대가 좁아 보일 정도로 역동성이 넘친다.

“가끔은 매너가 없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정장 차림의 근엄한 연주는 어디서나 볼 수 있잖아요? 딱딱한 고전음악을 경쾌함과 유머로 전달하고 싶은 우리만의 패션 전략인 셈이죠.”

이들은 24일 통영국제음악제에도 참가해 공연을 벌인다. 3만∼9만 원. 02-548-4480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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