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를 마친 뒤 모임을 주도한 카를로스 파시올로 아르헨티나 공사가 주한 남미 대사들에게 공문을 보냈고 칠레, 멕시코, 코스타리카, 도미니카, 에콰도르가 동참을 약속했다. 공교롭게 스페인어권 국가들만 모이자 스페인이 추가됐다. 남미를 무대로 사업을 하는 ㈜메르코수르코리아 손기익(孫麒翼·59) 회장이 비용 전액(5000만 원)을 내놓았다.
그 이후 11개국이 적어도 한 달에 두 번은 ‘화백 회의’를 열었다. 미술품만 전시하면 재미가 없을 것이란 의견이 나와 남미와 스페인의 춤, 음악, 영화 등을 소개하는 문화 행사가 추가됐다. 15일부터 21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신관에서 열리는 ‘외교관들의 소장예술품’ 전시회는 이렇게 탄생했다. 11개국 작가 40명의 회화, 조각, 석판화, 목판화 등 미술품 80여 점을 준비했다.
11개국 대사와 공사 가운데도 미술품 수집광이 적지 않았다.
기예르모 킨테로(64) 베네수엘라 대사는 20세기 베네수엘라를 대표하는 3대 작가 중 한 명인 앙헬 우르타도의 유화 ‘비 온 후’를 내놓았다. 1984년 주미 대사관에서 일하며 미국에서 활동 중인 우르타도를 만나 친분을 쌓았다. 파시올로 아르헨티나 공사는 1972년 구입한 넬리 알바레스의 유화 ‘꽃과 소녀’를 내놨다.
지난해 1월 부임한 아돌포 카라피(57) 칠레 대사는 “1998년부터 수집해 온 미술품이 있지만 고국에 두고 와 이번 전시회에 내놓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표시했다.
카라피 대사는 “지난해 11월부터 올 1월까지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칠레 미술인 60명의 작품을 전시했으며 내년에는 한국 화가들의 작품을 칠레에서 전시할 예정”이라면서 한국과 칠레의 교류를 강조했다.
1995년 5월 한국에 부임해 주한 대사 가운데 최장수인 알프레도 웅고(64) 엘살바도르 대사는 유럽에서 명성이 높은 아우구스토 크레스핀의 수채화 3점과 신예 아나 사모라의 유화 2점 등 8점을 내놓았다.
문화행사 프로그램 | |||
행사일 | 행사 내용 | 주관 대사관 | 시간 |
17일(금) | 코미디 영화 ‘마추카’ 상영 | 칠레 | 오후 1, 4시 |
18일(토) | 안데스 음악그룹 ‘시사이(Sisay)’ 공연 | 에콰도르 | 오후 2시 |
공명규의 ‘탱고’ 공연 | 아르헨티나 | 오후 5시 | |
19일(일) | 스페인 ‘플라멩코’ 공연 | 스페인 | 오후 2시 |
파라과이 전통 춤 및 노래 공연 | 파라과이 | 오후 5시 | |
탱고 공연 | 아르헨티나 | 오후 6시 | |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신관에서 갤러리 베아르떼 주관. 전시 기간에 매일 각 나라 소개 비디오 상영. |
이호갑 기자 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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