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리뷰]창작 오페라 ‘손탁호텔’… 우리역사-소리찾기 뿌듯

입력 2005-12-03 03:00수정 2009-10-08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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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존인물인 서재필(앉은 사람)과 미스 손탁(왼쪽)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창작오페라 ‘손탁호텔’.사진 제공 삶과꿈챔버오페라싱어즈
풍운이 몰아치던 19세기 말 조선. 독일 여인 미스 손탁과 서재필의 사랑과 조국애를 그린 오페라 ‘손탁호텔’은 대형화, 상업화된 서양 오페라가 붐인 가운데 우리 소재로 된 창작오페라라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지난달 23∼26일 국립극장과 이화여고 백주년 기념관에서 초연된 이 오페라는 차범석 대본, 이영조 작곡, 표재순 연출이라는 무게감 있는 제작진의 신작이었다. 미스 손탁은 최초의 서양식 호텔 경영인이었고, 서재필은 독립신문을 창간한 인물이었다. ‘호텔’과 ‘신문’이라는 근대화의 상징물을 소재로 한 긴박감 넘치는 연출은 우리 오페라의 역사적, 예술적 자부심을 느끼게 했다.

이번 오페라에서 두드러졌던 것은 ‘역사성 찾기’였다. 극중 인물에 대한 고증뿐만 아니라, 독립신문에 사용된 1900년대의 태극기를 등장시키고, 손탁과 서재필이 만나던 손탁호텔이 있었던 자리인 이화여고 백주년기념관에서 공연을 한 점 등은 의미가 컸다.

음악도 이러한 의미를 부각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미국인과 러시아인이 등장할 때는 그 나라 국가(國歌)의 일부가 사용되고, 한국인을 위해서는 ‘아리랑’이, 일본인들이 등장할 때는 ‘사쿠라’라는 민요가 등장하여, 구한말 열강의 각축이 음악을 통해서도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또한 우리 언어와 억양이 담긴 웅변적인 선율로 가사 전달력을 높였다.

이 작품은 근대화에 앞장섰던 지성인과 이를 도운 외국 인물에 대한 조명 등 우리 역사 찾기뿐 아니라 음악적으로도 우리 소리 찾기에 대한 고민을 느낄 수 있게 해 준 오페라였다.

전정임 충남대 교수·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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