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패션]그녀의 멋과 품위 “하우 머치?”

  • 입력 2005년 8월 26일 03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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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은 자신을 꾸미는 데 얼마나 쓰고 싶어 하고, 실제로는 얼마를 쓸까.

패션 비용은 많을수록 좋겠지만, 여성들은 수입이나 생활 방식에 따라 서로 다른 ‘심리적 마지노선’(최대 지불 의사 비용)을 갖고 있다. 이 마지노선은 평소 비용과 일치할 수도 있고 훨씬 높을 수도 있다.

PR커뮤니케이션 그룹인 PCG(PR Consulting Group) 계열의 두 홍보 대행사 ‘프레인’과 ‘트레이’의 여직원 50명에게 패션 소비에 대한 심리적 마지노선과 평소 비용을 설문 조사했다. 이들은 연봉 2000만∼4000만 원을 받으며 20, 30대다.

조사에 따르면 정장 구두 가방 등 각각의 패션 품목에 대해 최대 지불 의사 비용과 평소 비용이 크게 달랐으며 특히 정장과 가방은 2배에 가까운 차이를 보였다.

이들은 또 쇼핑 장소를 묻는 질문(복수 응답)에 대해서는 78%인 39명이 백화점이라고 답했다. 인터넷 쇼핑몰(9명), 재래시장과 할인매장(이상 8명), 면세점(6명), 해외 여행지(3명) 등의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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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은 멋과 품위를 내기 위해 최고 얼마까지 지불할 의사를 가지고 있을까. 그러면서 현실적 으론 얼마를 쓸까. 홍보대행사 프레인, 트레이 여직원 5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실속파’인 프레인 진혜선 씨를 모델로 품목별로 나타냈다.

○ 소비의 심리 마지노선

‘정장을 구입하는 데 최대 얼마까지 지불할 의사가 있습니까’란 질문에 대해 응답자 50명이 밝힌 금액은 평균 60만6000원이었다.

반면 이들은 평소 정장을 구입할 때 평균 36만5000원을 쓰는 것으로 응답했다. 소비의 심리 마지노선과 평소 지불 금액 사이에는 약 24만 원의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백화점이 지난달 자체 조사한 여름 정장을 구매한 여성 고객의 평균 지출 비용은 35만 원으로 나타나 이번 조사 결과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최근 백화점의 국내 브랜드 정장은 50만∼150만 원, 해외 브랜드 정장은 150만∼300만 원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여성들은 기본 정장의 경우 정가에 구입하지 않고 이월 상품 세일을 이용한다. 롯데백화점 신용호 바이어는 “정가 구매 고객과 세일 이용(브랜드 상설 아웃렛 포함) 고객의 비율이 6 대 4”라며 “정장의 원가는 정가의 4분의 1 정도”라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서 시계 비용의 심리적 마지노선(89만8000원)이 가장 높다는 점이 흥미롭다. 그 이유는 옷과 달리 시계는 한번 구입하면 오래 사용할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브랜드별 가격 차이가 큰 가방의 경우 심리적 마지노선이 63만4000원으로 평소 30만9000원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상대적으로 차이가 작은 파마 비용과 영양크림의 마지노선은 평소 지불 금액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여성들이 옷이나 액세서리보다 뷰티 품목에서 지출을 최대한 늘리는 추세를 엿볼 수 있다. 이들은 또 1회 외식비(1인 기준)로 평소 2만700원을 쓰고 있으나 최대 4만4200원까지 지불할 의사를 갖고 있었다.

○ 럭셔리파 vs 실속파

프레인의 이모(32) 부장은 ‘럭셔리파’에 속한다.

정장 한 벌을 평소 50만 원에 구입하는 그의 심리적 마지노선은 200만 원이다. 그는 막스마라, 질샌더 등 해외 브랜드의 정장을 면세점과 해외 아웃렛에서 구입하며 국내 브랜드는 유명 디자이너 이광희 씨의 정장을 가끔 입는다. 다만 정장 안에 입는 톱은 동대문 두산타워에서도 산다.

1997년 결혼해 8세 아들을 둔 그의 연봉은 4000만 원대. 계절별로 7벌 이상의 정장을 갖추고 있으며 가방은 샤넬, 구찌 등 30여 개, 구두는 10여 켤레 갖고 있다. 상대적으로 구두의 수가 적은 이유는 새 것을 구입할 때마다 헌 것을 바로 버리기 때문이다.

“자주 쇼핑하지 않되 한번 살 때 고급을 구입합니다. 면세점에서 30만 원에 산 발리 구두는 오래 신는 반면 10만 원대 국내 브랜드 구두는 금세 형태가 일그러지더라고요. 예전에는 아끼느라 잘 들지 않던 샤넬 가방도 요즘에는 출근용으로 자주 듭니다.”

그는 구두(30만 원), 가방(150만 원), 파마(10만 원), 영양크림(20만 원), 시계(2000만 원) 등에 대해 평소 비용과 최대 지불 의사 금액이 거의 일치한다고 답했다.

반면 ‘실속파’인 프레인의 진혜선(26) 씨는 정장 한 벌에 50만 원까지 쓸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평소에는 20만 원 정도에서 해결한다. 상하의를 따로 구입해 한 벌로 맞춰 입거나, 할인매장과 백화점 세일 행사를 꼼꼼히 챙긴다. 구두 가방 시계는 각각 20만 원까지 지불 의사가 있지만 대개 10만 원 안팎에서 구입한다.

직장 경력 3년째로 연봉 2000만 원대인 그는 정장 3벌, 가방 4개, 구두 10켤레를 갖고 있다. 시계는 스와치, 가방은 바나바나, 구두는 더블엠 등 다양한 브랜드를 즐긴다.

럭셔리파 이 부장과 실속파 진 씨의 패션에 대한 심리적 마지노선은 이 부장이 현격히 높았다. 그러나 한 끼 외식(1인 기준)의 경우 진 씨의 심리적 마지노선은 7만5000원으로 이 부장의 5만 원보다 높았다. 파마 비용의 심리적 마지노선은 둘 다 10만 원으로 같았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사진=강병기 기자 arche@donga.com

그래픽=이진선 기자 geranu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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