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체제 어떻게 일상에 파고들었나

  • 입력 2005년 6월 15일 03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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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이 독재의 피해자가 아니라 소극적 협력자이거나 암묵적 동의자라는 ‘대중독재론’은 좌파와 우파의 독재이론을 아우르려는 거대이론의 실험이다.

임지현 한양대 사학과 교수가 중심이 돼 한양대 비교역사문화연구소가 추진 중인 이 프로젝트의 3차 국제학술회의가 17∼19일 강원 평창군 메이페어 펜션에서 열린다. 6개국 14명의 역사학자들이 참여할 이번 대회의 주제는 ‘대중독재: 욕망과 미망의 사이에서’다.

대중독재론은 우파의 독재이론이라 할 프리드리히와 브레진스키의 전체주의이론과 좌파의 독재이론이라 할 그람시의 헤게모니이론과 알튀세의 이데올로기 국가장치론의 통합을 시도한다.

전체주의이론은 파시즘과 나치즘, 공산주의를 ‘집단적 목적을 위해 개인의 희생이 필요하다는 공식 이데올로기를 앞세워 일상의 모든 영역에 전면적 통제를 가하는 체제’로 해석한다. 대중독재론은 박정희의 유신독재와 김일성의 공산주의독재를 함께 경험한 한국적 현실을 바탕으로 좌우파 독재이론을 아우르는 보편이론을 기획한다는 점에서 양자의 변증법적 통합이라고 할 수 있다. 독재체제가 어떻게 대중의 일상에 침투해 체제에 대한 동의를 내면화해내는가를 규명해내는 것이다.

이번 학술회의에서는 독일의 나치 통치기, 한국의 일제강점기, 중국의 문화혁명기, 1960년 이전까지 북한체제, 그리고 소련과 동유럽의 공산주의 시기 독재체제가 대중의 욕망을 어떻게 생산하고, 대중이 이를 어떻게 소비했는지를 미시사적으로 분석한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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