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在美작가 바이런 킴 展’ 외

  • 입력 2005년 3월 21일 18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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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런 킴 작 '제유법'(1991년)
바이런 킴 작 '제유법'(1991년)
○편견의 벽 색채로 넘다…在美작가 바이런 킴 展

미국에서 주목받고 있는 한국계 작가 바이런 킴(45)의 전시가 서울 중구 태평로 로댕갤러리에서 5월8일까지 열린다. 이민 가정 출신인 작가는 예일대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1986년 스코히건 회화 및 조각학교 졸업 후 뉴욕 브루클린에 거주하면서 작품활동을 해오고 있다.

1993년 휘트니비엔날레에서 다양한 인종의 피부색을 수백 개의 패널에 담아낸 ‘제유법’으로 주목받은 이래 모더니즘 전통을 담은 추상회화에 사물과 개인사, 정치적 이슈와 문화의 개별성을 담아내는 노력을 통해 회화의 경계를 확장하고 있다.

이번 전시의 출품작은 32점. 초기작부터 작가로서 이름을 알린 ‘제유법’과 같은 이른바 피부 그림들, 작가의 문화적 배경이 한국임을 보여주는 ‘고려청자유약’ 연작, 초월적 풍경화의 영역을 보여주는 ‘일요일 그림’, ‘흰색 그림’ 연작 등의 최근작까지 포함돼 있다.

작가는 휘트니비엔날레 국내 순회전을 통해 한국에 처음 소개됐으며 2000년 광주비엔날레, 아트선재센터 그룹전 등을 통해 단편적으로 국내에 소개된 바 있다. 02-2259-7781

○자연과의 따뜻한 교감…이석주화백 4년만에 개인전

이석주 작 '사유적 공간'(2005년)

이석주(53·숙명여대 회화과 교수) 화백의 경기 남양주시 수동면 대성리 작업실은 밝고 따뜻했다. 8년 전 훌쩍 서울을 떠나 이곳으로 온 그는 고뇌하는 사색가에서 이제, 자연과 인생을 노래하는 음유시인으로 변했다. (서성록·미술평론가)

작가의 변화된 내면세계를 반영하듯 작품들은 더 화사해졌다. 그의 트레이드마크와도 같은 시계, 의자, 슬픈 표정의 말(馬) 옆으로 자연의 소재들이 등장했다. 양귀비, 목련, 낙엽 등이 눈에 띄고 새 둥지가 있다.

입맞춤하는 연인 등 사람들의 모습에는 사랑과 정이 넘쳐흐른다. 재료도 차가운 공업원료인 아크릴에서 끈적끈적한 유화로 바뀌었다. 매끈하게 처리했던 바탕은 덧칠을 하고 긁어 오톨도톨한 질감을 살렸다.

맨질맨질하고 깔끔한 맛 대신 눅진한 깊이감이 느껴진다. 30여 년 동안 극(極)사실 회화의 길을 걸어 온 작가는 “훈훈한 사람의 온기를 표현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의 신작들에는 첨단과 변화에 대해 강박감을 갖고 있는 현대 사회와 미술에 대한 자신만의 나직한 목소리가 담겨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남들이 뭐라 해도, 내 그림만큼은 인간의 혼과 노동을 담고 싶다’는 것이다.

터럭하나 놓치지 않는 세밀한 묘사로 시계 위에 꽃과 말의 얼굴, 소녀의 뒷모습 등을 그리는 초현실주의적 화풍으로 새로운 리얼리즘의 세계를 펼치고 있는 그의 개인전이 4년 만에 열린다. ‘사유적 공간’이라는 제목의 연작 20여 점이 나온다. 24일∼4월2일 서울 청담동 박영덕화랑. 02-544-8481

○21세기 한국화의 변주…신세대작가 44명 한자리에

임규택 작 '주변인-폭주하는 TKI'(2005년)

서구 미학과 서양 조형방식에 익숙한 신세대 화가들에게 한국화에 대한 애정은 예전 같지 않다. 기본적으로 표현의 제약이 많고 인내와 노력을 필요로 하는 분야다보니, 속도와 변화에 익숙한 신세대 중엔 시작했다가 중도 포기하는 작가도 많다.

이런 상황에서 신세대 한국화가들의 다양한 실험을 한 자리에 모으는 이색 전시가 열린다. 23∼29일 서울 종로구 공평동 공평아트센터(02-733-9512)에서 열리는 ‘신·동(新·東)’전은 무려 44명의 젊은 한국화가들이 한국화의 힘을 선보이는 전시다.

제목도 한국화에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사회와 개인의 병리해석을 담은 ‘만성적 증후군의 천성적 도발-화병(畵病)에 대하여’다. 현대인들의 각종 정신질환적 콤플렉스를 한지와 먹을 기본으로 한 작품들에 담았다.

속으로는 생각이 많은데 겉으로 표현하지 못하는 소심증을 장지에 분채 염색을 한 꼴라쥬 작품으로 표현한 고승희, 미사일과 폭탄이 날아드는 전투장면을 한지에 채색으로 표현해 현실비판의식을 드러낸 고영미, 한지 꼴라쥬로 나르시시즘(자아도취)을 표현한 육인혜 등의 작품이 선보인다.

허문명 기자 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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