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2005년 4대부문 엿보기

  • 입력 2004년 12월 30일 15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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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청와대 ‘뉴 데탕트’로 변화 진원지

‘화(和)-쟁(爭)의 한판싸움’.

2005년 정치권의 화두는 ‘화(和)’와 ‘쟁(爭)’이다. 청와대에서 불어오는 봄바람이 여의도의 삭풍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최대 관심사. 화풍(和風)이 강하면 쟁풍(爭風)을 제압하며 정치권에 상생의 기운이 스며들겠지만, 그 반대라면 쟁풍이 북악산 마루까지 휘감아 온 나라에 소란이 끊이지 않을 불길한 전망이 나온다.

청와대의 ‘뉴 데탕트’ 정책은 내년 상반기를 관통할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그 중심에 있다. 다른 편도 싸안고, 창과 칼을 쟁기와 보습으로 바꾸겠다는 의지가 변화의 기운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경제로의 ‘올 인’도 화해의 무드를 한층 강화시킬 것이다. 청와대의 바람대로 하반기 들어 경제가 상승기류를 타기 시작하면 금상첨화다.

하지만 정치권의 상황은 심상치 않다. ‘4대 법안’ 처리가 불발에 그침으로써 자존심이 상한 거대여당의 내홍(內訌)이 내년 4월 전당대회를 기점으로 돌개바람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 온건파(和)와 강경파(爭)가 부딪히면서 균열이 생기면 이것이 정계개편의 기폭제로 작용하게 된다. 과반수를 잃은 여당과 민주당의 합당 여부가 변수지만 시기상조. 세력이 비슷한 여야의 싸움은 여전할 듯. 자칫하면 모처럼의 봄바람까지 한파로 뒤집을 만큼 파괴력이 크다.

윤영찬 기자 yyc11@donga.com

▼경제▼

살림 더 빠듯… 중저가 시장 커질 듯

국내 주요 경제연구소들이 내다본 내년 경제는 한 마디로 ‘흐림’.

삼성경제연구소는 내년 경제성장률을 3.7%로, LG경제연구원은 4.1%로 전망하고 있다. 올해보다 더 낮은 수치다.

물가는 3%대로 안정. 상반기에는 다소 올랐다가 하반기에 떨어지는 ‘상고하저(上高下低)’의 흐름을 나타낼 전망. 삼성경제연구소는 상반기에는 공공요금이 오르고 유가 인상에 따른 공산품 가격 상승으로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기대비 3.4%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하반기에는 유가가 안정되고 달러화 약세가 가속화하면서 3.2% 상승에 그칠 전망이다.

한편 저소득층의 구매력이 떨어지면서 중저가 시장이 더욱 활성화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중소형 브라운관 TV와 선풍기 시장이 부활했고 20만 원 이하의 저가 양복 시장도 지난해 대비 40% 증가했다. 이런 추세는 내년에도 지속된다. 경차와 소형차에 대한 소비가 늘어나는 등 단순 기능 위주의 실속형 저가 상품에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해외 브랜드의 국내 진출이 늘면서 고소득층의 명품 소비도 증가할 전망이다.

LG경제연구원 문권모 연구원은 “품질이나 기능은 2005년 수준이지만 가격은 1990년대 초 수준인 상품들이 인기를 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석민 기자 smhong@donga.com

▼날씨▼

올 겨울 포근한 편… 강수량도 풍부

기상청은 매년 5월과 11월 두 차례 6개월 장기 예보를 내보낸다.

지난달 26일 발표한 6개월 예보에 따르면 이번 겨울은 평년보다 따뜻할 전망이다. 하지만 가끔씩 찬 기운이 내려와 기온 변화가 심하겠다. 겨울철 강수량이 평년보다 많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아직도 눈다운 눈은 안 오고 있다.

동양사상에 바탕을 둔 기상 예보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장동순 충남대 환경공학과 교수도 기상청 예보와 비슷한 전망을 내놓았다. 내년 1월 19일까지는 대체로 건조하고, 바람이 불어도 크게 춥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때때로 동남풍에 의해 겨울비나 눈이 예상치 않게 많이 올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이 예보는 올해 7월 출간된 그의 책에 실렸는데 지금까지는 대체로 맞아떨어졌다.

절기 이론과 역학(易學)을 접목시켜 날씨를 예측하는 그의 이론에서는 입시 한파에 대한 설명이 흥미롭다. 시험을 치르는 수험생과 가족들의 긴장과 두려움의 기운이 날씨에 반영돼 춥다는 것이다.

최근 입시 한파가 사라진 이유는 정규 대학에 진학해도 취업이 잘 안 되고 수시 모집도 있어 수능 시험의 비중이 많이 떨어졌기 때문이란다. 올해 4·15총선 때는 뜨거운 열기에 의해 4월이지만 초여름 날씨를 보였다고 주장했다.

홍석민 기자 smhong@donga.com

▼패션▼

경쾌한 스타일 + 수공예 액세서리

내년 패션 흐름을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하면 ‘자연스러움’과 ‘다양한 문화적 결합’이다.

한껏 갖춰 입은 듯한 성숙한 느낌 대신 걸쳐 입고 풀어 입는 경쾌한 스타일이 유행할 전망. 여기에 휴양지풍의 수공예 액세서리 등 각국의 문화적 요소가 가미될 것으로 보인다. 여성적 느낌을 자연스럽고 클래식하게 재해석한다는 것, 즉 올해 참살이(웰빙) 콘셉트에서 한 발 더 나아간 리조트 콘셉트이다.

패션 트렌드는 적어도 1년 또는 1년 반 전부터 예측돼 만들어진다. 분석가들은 일단 사회과학, 문화, 경제 등 각종 분야의 서적을 참고해 사회 전체의 메가 트렌드를 파악한다. 그 다음 주요 컬렉션 등에 나타난 공통된 경향을 통해 세부 유행을 예측한다.

1년 전에 예측한 트렌드가 어떻게 비슷한 경향을 만들 수 있을까.

패션정보회사 퍼스트뷰 코리아 이정민 이사는 “트렌드를 선도하는 유명 디자이너들이 미디어에 나타난 사회 흐름을 반영하며, 주요 마켓 정보를 공유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오래전 거시적으로 예측하는 ‘메이저 패션’ 이외에도 ‘패스트 패션’도 있다. 패스트푸드처럼 유행을 빠르게 반영한다는 뜻이다. 캐주얼 의류 업체들은 실제로 1년에 4번 내놓는 시즌상품 대신 짧게는 일주일 간격으로 신상품을 내놓기도 한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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