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정일씨 소설 ‘삼국지’ 출간…중화사관 벗고 주체적 해석

  • 입력 2004년 11월 22일 18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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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장정일씨(42·사진)가 지난해 황석영씨에 이어 ‘젊은 삼국지’ ‘우리 삼국지’를 표방하며 또 한 질의 ‘삼국지’(전 10권·김영사)를 선보였다

그는 22일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의 삼국지에 대해 “우리말로 나온 ‘삼국지’가 원전처럼 여기는 나관중 본이나 모종강 본은 역사의 청류(淸流) 탁류(濁流)에 대한 구분이 명확해 유비는 착한 사람, 조조는 사악한 사람이라는 구분조차 가능할 정도”라며 “그러나 이번 삼국지는 이런 이분법에서 벗어나 있다”고 말했다.

장씨는 이를 위해 “동탁 여포처럼 한족(漢族)이 아니라 변방인에 가까운 등장인물의 경우 불충을 전매특허 낸 인물처럼 그리는 기존 ‘삼국지’의 한족 중심주의와 중화주의 사관에서 벗어나려 했다”고 말했다.

그는 “특정 인물들을 신비화 영웅화하는 데 쓰인 전설적인 이야기들(제갈공명이 기도로 큰 바람을 불러온 일화 등)을 빼는 대신 현대적 의미의 소설적인 인물묘사를 해내려고 애 썼다”고 말했다.

그는 그 사례의 하나로 제갈공명을 찾는 유비의 삼고초려(三顧草廬)에 대해서도 태연히 잠든 제갈공명을 (무덤덤하게 기다리기보다) 문틈으로 엿보는 유비의 인간적인 면모를 담은 것을 들었다.

그는 또 “내가 어떤 원전을 번역했다고 할 수 없으며 그렇다고 중역(重譯)을 한 것도 아니다”며 “하지만 우리말로 옮겨진 거의 모든 소설 ‘삼국지’와 중국의 역사가인 진수(陳壽)의 정사(正史) ‘삼국지’를 중심으로 내식의 창작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2000년부터 국내에 소설 ‘삼국지’의 인간학, 역사 기행서, 새로운 ‘삼국지’ 이면사 등이 우리말로 번역돼 나와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권기태기자 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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