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주말시대]‘첨단 카빙’ 설원질주 설렌다

  • 입력 2004년 11월 18일 16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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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평창에 있는 용평리조트내 골드슬로프의 설경. 18일 용평을 시작으로 올 스키 시즌이 개막됐다. -사진제공 용평리조트
강원 평창에 있는 용평리조트내 골드슬로프의 설경. 18일 용평을 시작으로 올 스키 시즌이 개막됐다. -사진제공 용평리조트
《갑자기 내려간 기온 이제 겨울 문턱을 넘어선 듯하다. 대관령과 지리산정에 하얀 눈 내리고 스키시즌도 개막됐다. 올 시즌 새로 선뵌 뉴 모델 스키에 대해 알아보자.》

카빙스키에 ‘최첨단 복고’ 바람이 불고 있다. 올 시즌 새로 선 보인 ‘오버셰이프(Over-shape)’를 두고 하는 말이다.

둥근 스키플레이트 앞 뒷부분(팁·tip)을 카빙스키 최초 모델인 엘란의 SCX처럼 더욱 넓게 만들고(복고) 최근 개발된 ‘시스템 스키’를 덧붙였기(최첨단) 때문. ‘시스템’이란 바인딩과 플레이트 사이에 장착해 플레이트가 유연하게 휘도록 하고, 회전시 부츠를 통해 가하는 힘이 잘 전달되게 하는 장치다.

○ 전통스키의 퇴조

플레이트의 양날을 세워 마치 기차 레일처럼 설면을 칼로 자르듯 두 선을 그으며 깨끗하고 확실한 회전을 즐기는 카빙회전 기술은 전통스키로는 레이싱선수만 할 수 있었던 최고난도 기술이었다.

그러나 카빙스키는 따로 어려운 기술을 익히지 않아도 장비 자체로 이런 멋지고 날카로운 카빙회전을 할 수 있도록 했다. 그래서 카빙스키를 두고 ‘스키혁명’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전통스키와 카빙스키의 차이는 ‘사이드커트’(side cut·내려다 본 플레이트 양면의 움푹 들어간 곡선). 전통 스키가 거의 직선(젓가락 모양)인 데 반해 카빙스키는 곡선(숟가락 모양)이다. 이는 스키 회전을 유도하는 중요한 요소로 곡선의 굽은 정도와 회전 호는 반비례한다.

카빙스키란 사이드커트를 왜곡시키는 방식으로 회전 호를 작게 만들어 더욱 쉽고 빠르고 급격하게 회전하도록 고안한 것. 회전반지름을 보면 전통스키가 30∼50m인데 반해 카빙스키는 9∼25m로 크게 줄었다. 이런 카빙스키를 타면 회전할 때 롤러코스터를 탈 때와 같은 짜릿함을 느낀다. 불과 8년 만에 카빙스키가 전통스키를 완전히 내몬 것도 바로 이런 ‘확실한 재미’ 덕분이다.

○ 카빙스키의 진화

올 시즌 선보인 오버셰이프 스키는 이런 카빙스키의 회전반지름을 더욱 작게 만든 것. 동시에 사이드커트의 길이를 오히려 늘려 회전이 보다 빨리 시작되도록 했다. 이렇게 함으로써 스키어는 더 쉽게 회전을 할 수 있고 회전 자체도 훨씬 안정적이고 유려해졌다.

스키업체인 살로몬과 로시뇰이 오버셰이프 스키의 대표적인 모델을 선보였다. 살로몬의 ‘데모 10 3V 파일로트’는 지난 시즌 주력모델인 ‘크로스맥스 10 파일로트’보다 회전반지름이 15m에서 12m로 3m나 줄었다(표 참조). 로시뇰 ‘오버사이즈’는 9S(회전용)와 9X(대회전용)가 있다.

한편 살로몬과 엘란이 주도적으로 개발해온 ‘시스템스키’는 더욱 정교해지는 추세.

살로몬은 바인딩을 플레이트 면에 붙이지 않고 플레이트 벽의 축에 달아 유연하게 휘도록 유도하는 ‘파일로트 시스템’에 새장치(스페이스 프레임)를 부가해 플레이트의 비틀림과 힘 전달 효율을 높였다. 엘란과 마커(바인딩 제작사)는 플레이트 속에 힘 전달 효율을 높이는 기어를 장치한 ‘퓨전’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퓨전 프로’를 레이싱용 스키에 적용해 출시했다.

이 밖에 부츠에서는 살로몬이 부츠 외벽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 벌집형 구멍 13개를 낸 ‘스페이스프레임’ 방식을 적용했다. 회전 시 부츠를 통해 힘이 효율적으로 전달되고, 감각을 부드럽게 함으로써 예리하게 회전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도움말=살로몬 코리아의 윤범진 마케팅팀 차장, 엘란의 마티아즈 사라본 동계스포츠 분야 국제담당이사)


역학 이론을 바탕으로 설계하는 첨단의 카빙스키. 올 시즌 선뵌 살로몬의 오버셰이프스키(맨위)와 부드러우면서도 힘전달이 확실한 ‘스페이스프레임’ 부츠(왼쪽). 오른쪽은 플레이트 중간내부에 기어장치를 달아 유연성과 힘전달을 좋게 한 엘란 퓨전스키의 집적시스템 내외부.

조성하기자 summer@donga.com

▼뒷손질 잘하면 ‘10년 씽씽’▼

스키도 자동차와 같다. 정기적으로 엔진오일을 갈아주고 정비하듯 왁싱 및 에지 날 세우기 등으로 보수해 주어야 제 수명과 기능을 다한다.

스키 수명은 레저스키어라면 10년, 매일 타면 90일 정도. 그러나 정기점검을 하지 않고 타면 3, 4년 만에 수명을 다한다는 것이 메이커측 설명. 미세한 홈으로 이뤄진 플레이트의 베이스(설면을 지치는 밑바닥)가 망가져 활주성능이 떨어지고 설면을 파고드는 에지가 무뎌져 회전시 미끄러지기 때문. 베이스 왁싱과 에지 날 세우기는 그런 몰 기능 방지는 물론 성능유지를 위한 필

수 작업. 솔질로 미세 홈의 이물질을 제거하고 왁싱을 통해 활주에 방해가 되는 산화를 방지하고 표면장력을 줄인다. 에지는 시즌 전에 잘 다듬어 두면 시즌 내내 에지그립(설면장악력) 높은 스키를 탈 수 있다.

최근에는 전문 정비업소도 생겼다. 스키돔(대표 홍종락·www.skidom.co.kr)에서는 판매한 스키는 무상으로 계속 정비(왁싱, 에징)를 해준다. 일반 주문정비는 스키 3만원, 스노보드 5만원. 정비 전과 정비 후의 상태를 비교해 볼 수 있도록 촬영한 사진이 포함된 정비일지를 비치해둔다. 정비는 전 과정 수작업으로 대당 1시간 소요. 02-831-9854

조성하기자 summer@donga.com

일반 카빙과 오버셰이프 카빙스키 비교
모델크로스맥스 10데모10 3V
스타일일반 카빙오버셰이프 카빙
출시 시즌 2003∼2004년2004∼2005년
팁 폭108mm125mm
98mm104mm
회전반지름15m12m
자료:살로몬코리아(www.salomonspro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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